'피'에 해당되는 글 41건

  1. 2007.09.29 기억은 흉터.. 2
  2. 2007.09.03 once more..
  3. 2007.06.11 작별.. 2
  4. 2007.04.01 for give me..
  5. 2007.03.31 꿈.. 1
  6. 2007.02.19 the end of dream..
  7. 2007.01.15 can you hear my voice..?
  8. 2006.11.09 Escape from me..
  9. 2006.10.28 The winter that I've been living in..
  10. 2006.09.14 추억, 그리고.. 2
흉―터 (a scar.)
【명사】 상처가 아문 자리. 흉.


기억할 수 있다면, 기억하고 있다면..
그건 지워지지 않는 흉터와 같아..
그러니까.. 난 모든 기억을 잊고 싶다고 생각해..

아무리 후회해도, 아무리 기억해도..
몸에 새겨진 각인이 남아, 끝까지 함께 할거야..
설령 내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사라지진 않을테니까..
그 흉터가.. 나 자신과의 기억..

이렇게 될 줄 알았어..
그 먼 훗날의 언제가 현재로 다가온 지금..
나에겐 무엇이 남아있을까..
무뎌져가는 감정, 흐릿해지는 기억..
그리고..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는 핏방울..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버텨나가며 존재하는건..
그저 죽지 못해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일까..
아니면 남겨진 미련이 있기 때문인걸까..

'그런데도, 오직 슬픔과 후회만이 남는 그 시간만이..
지금의 내겐, 현실의 끈을 놓지 않게 해주는..
유일한 위안이 되어주고 있어..'
라고 말하던 과거의 난.. 어디로 가버린건지 모르겠어..

그래, 역시 난 그때 죽었어야 했어..
그때의 심장이 죄여오는 고통을, 하루하루의 괴로움을..
아직까지 간직한 채 살아오고 있는 날..
그날의 날 죽였어야 했어.. 그때의 칼날을, 그 망설임을..
아직까지도 깊이 후회하고 있어..
아직도 살아 숨쉬는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어서,
난.. 남겨진 사람을 생각할 정도로 착한 인간이 아니니까..

언제부터였을까.. 하루하루 죽음을 바라고 살아가기 시작했던건..
눈물이, 핏방울이.. 너무나 메말라서 무의미한 눈동자로 바라보고 있어..
이젠 말이야.. 아무래도 상관 없잖아..
아무리 상처 받아도.. 아무리 거절 당해도.. 아무리 잊혀진다해도..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게 된다고 해도..

이렇게 서서히 죽어가고 싶어..
누구를 위해서, 라는 거짓말 따위 없이..
난 혼자, 니까-..
Posted by sey :

미안해, 이제서야 다시 기억났어..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버린 지금에서야..

생각하면 슬픈 추억들이 많이 쌓여서..
하지만 그때에는 너무나 기뻤던 추억이라서,
잠시 잊고 있었던 것 같아..

이제서야 다시..
언제 찾아올지 모를 죽음을 기다리고..
스스로를 저주하며 서서히 죽어갈 수 있는..
그날.. 너와 내가 계약했었던 현실로 돌아왔다고 생각해..
 
언젠가 나에게 그랬었지..
언제까지 그렇게 죽어갈거냐고..
넌 그렇게 죽기 위해 태어난거냐고..
그건-..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거야..

다시 핏방울이 떨어지고 움직이려 했던 시간들이 멈춰..
왠지 말이야, 그때로 돌아간 느낌이 들어..
내가 걸어왔던 그 혼자만의 시간들로,
두 손에 피를 머금고 하나 둘 자신을 포기해갔던 그 시간들로..
결국엔.. 이걸 원했던거잖아..

저기 말이야..
나는 왜 이렇게 존재하고 살아있는걸까..
존재할 가치가 없다면, 살아갈 가치가 없다면..
사라져줘도 괜찮잖아..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가 않아..
내가 살아가도 괜찮다는 의미 같은거.. 어디에도 없잖아..

그러니까 나는.. 내가 죽어준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

Posted by sey :

 



알아, 애써 어긋나버린 현실을 잡고 있었다는걸..
현실을 직시하는게 두려워서 피하기만 했을 뿐..
그래서 결국 당신을 상처입히기만 했어..

늦었지만.. 이제라도 현실을 바라볼게..
더 이상 당신으로부터 도망치지 않아.. 그러니까..
이제 작별이야..
당신과도.. 그리고 당신과 나를 이어주던 우리들의 일상도..

난 이제 다시 혼자로 돌아갈테니까..
혼자서 걸어가는 길로, 혼자서 바라보는 하늘로, 혼자서 죽어가는 현실로..
하지만 말이야.. 이 세상에서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할 사람이 없을리 없으니까..
이제까지 힘들었다고 해서 앞으로도 힘들리 없으니까..
다시 당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길 바래..

멈춰버린 피로 얼룩진 과거..
우울한 여름 속 두 번의 반복..
난 또 다시 지키지 못했어.. 그저 당신들을 반복했을 뿐..
지키지 못한 약속, 하지 못한 말.. 다 똑같아..
예외 따위는.. 처음부터 없는거야..

이 고통을 짊어지고 또 그만큼의 시간들을 버텨가야 하는걸까..
더 이상은 버틸 자신이 없어.. 대체 어디까지 버텨야해..?
언제까지 난 고통을 견뎌야 하고, 상처 내야 하고, 그걸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지켜봐야 해?
나도 이젠 지쳤어..
그러니까 제발 다 무너져버려.. 그리고 제발 죽어줘..

나도 이제 이 고통 속에서 해방되고 싶으니까..
제발 누군가 날 죽여줘..
Posted by sey :
이제서야 꿈의 의미를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모두가 비 속으로 하나 둘씩 사라져가고..
회색 하늘 아래에서 빛바랜 추억으로 버려지겠지..
결국엔.. 어쩔 수 없는거야, 변할 수 없는..

미안해, 용서해줘-..
지치고 또 지쳐서.. 더는 버텨낼 힘이 없어..
나는.. 이게 한계인걸까..
하지만 괜찮을거야.. 그래, 오히려 그 편이 더 나을거야..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내가 있어야 할 자리로-..

용서하지 마, 난 용서하지 않을거야..
그것이 지금까지의 노력을, 미래를 무너뜨리는 것일지라도, 상관 없어..
가식은 지금까지만으로도 충분해..
사실은 알고 있었잖아? 끝 없는 거짓과 모순일 뿐이라는걸..
그걸 애써 감추고 숨기려 했을 뿐..
그러니까 만약 나와 마주칠 수 있다면.. 날 용서하지 마..
그래, 현실 따윈 다 무너져버려-..

잔인한 우연이야..
그런 꿈을 꾸고, 기억하고, 그 의미를 알아버렸다는건..
그것도 나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는 방식으로..
그렇다면 울어야하는걸까.. 몸서리 쳐지도록 느껴지는 현실에의 증오를 애써 억누르지 못하고..
도대체 얼마나 더 원하는거야.. 이제서야.. 이제와서..

그러니까 결국 어쩔 수 없는거잖아,
그것이 나의 한계라고 생각하는건.. 그것이 고작이라고 생각하는건..
보이는 것 모두가 그것을 증명하는데..
대체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거야.. 단 한 번도 예외를 만들어주지 않았으면서..
원하지 않았는데도 반복할 수 밖에 없었고..
원하지 않았는데도 꿈을 재현할 수 밖에 없었잖아..
그러니까 날 좀 내버려 둬.. 알았으니까, 미치도록 잘 알았으니까..

정말 오랜만이지.. 온 몸이 피로 얼룩진 모습 말이야..
걱정하지마.. 원하는 만큼 다시 피를 흘려줄테니까..
원하는 만큼 다시 짓밟아줄테니까..
그래, 나만 없으면 돼-..

다시는.. 다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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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y :

무슨 이유였을까, 인정받고 싶었어-..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꿈 속의 누군가에게..

노래를 불렀어, 슬픈 노래..
멜로디가 귓가를 흘러가고 주위는 온통 검은색으로 가득해..
가느다란 빛 사이로 자꾸만 흐릿해져가는 시야..
눈에 가득찬 무엇 때문에 왜곡되어 보이지 않는 현실..
갑자기 그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와 내 얼굴을 닦아줬어..
놀라고 슬픈 가득한 표정으로-..

가까스로 보이는 오른쪽 눈으로 내 얼굴을 닦아준 그 사람의 손을 봤어..
피로 물든 손.. 아무도 잡아주지 않았었던, 내 피 묻은 손과 같아..

아, 그렇구나..
눈물 때문에 눈 앞이 보이지 않는줄 알았었는데..
지금 난 피를 흘리고 있는거구나..
눈에서 흘러내린 피가 어느새 옷까지 붉게 물들이고
얼굴은 말라 비틀어진 피와 피 비린내로 가득해..

날 걱정스레 쳐다보는 그 사람에게..
웃어주었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어..
아무렇지도 않다고.. 괜찮다고..
어쩌면 기뻤던건지도 몰라..
그때처럼, 난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음에..

들리지가 않아.. 기억나지가 않아..
분명.. 그 사람이 나에게 무언가 해줬던 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
마치.. 세상의 소리가 다 사라진 것만 같아..

이제서야 조금씩 다시 주위가 보이기 시작했어..
피로 얼룩진 옷, 손, 그리고 얼굴..
밖은 비가 오고 있구나.. 비가 오는 날 특유의 냄새로 가득해..

누군가 하나 둘 씩 지나간다.. 그리고 비 속으로 사라져가-..
어느새.. 내 피 묻은 얼굴을 닦아준 그 사람도 사라졌어..

그리고 난.. 다시 혼자..
핏방울이 떨어진다.. 툭- 툭- 툭-..

Posted by sey :

절망을 노래하자, 더 이상의 구원이 존재하지 않음에 환희하며-

가면을 쓰고, 단단한 껍질 속에 들어가..
또 다시 그 핏빛 심연 속으로,
모든 것이 흑백으로 정지되버린 그 시간으로-..

그래, 현실과 공존하는 현실의 현실..
...꿈은 끝났어.
Posted by se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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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고 일어나면 보이는 현실..
이젠 더 이상 아프다고 말할 수 없게 됐어..


잃어버려도 고통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
그것이 피로 물들여진 길일지라도,
그건 언젠가의 네가 원했던 길..
그래, 네가 걸어왔었던.. 그 선홍색으로 빛나는 찬란한 시간들 말이야..

지키겠다고..?
네가 무엇을 지킬 수 있다는걸까..
잃어버리는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주제에..
예외란 없어.. 네게 허락된건 그것 뿐이야..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하지 않아..
그리고 고통을 느끼지도 않지..
그러니까, 기대하지 않아.. 이제는.

...그것이 이 피의 의미.
Posted by sey :
'난 너와 계약을 했어.
난 너에게 내 육체를 팔고, 넌 나에게 피의 복수를 이행할 것을.
여기 내 손에 계약의 증표를 새겨 평생동안 계약자로서 살아갈 것을 맹세하겠어.

언젠가 너와 나의 계약이 끝나는 날,
그날은 내 모든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시간, 자신에의 복수가 끝나는 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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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절대로 나와의 계약을 배신할 수 없어.
언제나 내 가면 뒤로 숨어버리는, 너 따위가 날 버리고 살아갈 수 있을까.

나약한 것은 죄악이야.
내 모습을 빌리지 않으면 자신의 몸에 상처 하나 내지 못하는 병신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그 따위 말을 지껄이는거냐.
고통의 억제?
그 따위 더러운 말로 변명하지마. 그저 어떤 식으로든 의미를 부여하고 싶을 뿐이겠지.
그럼 그때 아예 네 왼손을 짓밟아버리지, 왜 그러지 못했어?
오래전에 네가 봉인해뒀던 그것이라면 확실하게 네 왼팔의 힘줄을 잘라낼 수 있었을거야.
아직도 미련이 남아서 자신의 육체조차 제대로 팔지 못하는 너 따위가 왜 아직도 존재하는걸까.
이젠.. 너만 보면 역겨워서 구토가 나와.
네가 살아 숨쉬는 공간마저 썩은 냄새가 나.

착각하고 또 착각해서 그렇게 제발 죽어버려.
네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이질적이라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언제까지 그 역겨운 낯짝을 들이밀거냐.
알면서도 모른척하면서 그 세상 속으로 들어가려하는건, 죄악이야.
같은 공간 속에 존재해도 네가 살아가는 세상은 달라.
바라볼 수 없어. 다가갈 수 없어. 내가 존재할 수 있는 곳이 아니야.
그러니까 튕겨져나오는게 당연해.
어차피.. 너 역시도 알고 있었을텐데? 너부터가 믿지 못한다는걸.
믿지도 못하면서 기대하고 실망하지 않길 바라지.
굉장한 가식덩어리야, 너. 그래, 그래서 더욱더 짓밟고 싶은거겠지만.
네가 절망하는 모습은 즐거워.
언젠가 고통을 울부짖으며 손을 내민다면, 걱정마. 난 네 손을 외면하지 않아.
내가 먼저 네놈의 손을 잘라버릴테니까.

약속은 오래전에 깨졌어.
혼자만이 지켜나가는 약속 따위는, 너 혼자만의 미련일 뿐.
존재 이유마저 잃어버린 허물을 누가 지켜나가고 있다는거냐.
저기, 왜 네가 버림 받았었다고 생각해? 그건 착각 아니야?
버림받을 가치조차 없는 인간이 혼자 착각하고 절망한채 현실을 왜곡한 환상을 만들어나가지.
기억마저 왜곡시킨채 자신을 합리화하고 자신이 만들어놓은 세상 속에서 살아가.
넌 결코 기대 받은 적도, 기억된 적도 없어.
웃기지 않아? 혼자서 착각하고 혼자서 상처받지.
...혼자서 발광하냐? 그런다고해서 누구도 바라보지 않아.

그런 주제에 스스로에 대해 자만하고 우월감에 빠져 현실을 자각하지도 못해.
언제나 자신을 쓰레기라는 말로 보호하면서
타인과 비교하며 같잖은 우월감에 안심하고 위안을 삼아.
역겹다. 그런 인간. 너도 그렇게 생각하잖아?
도저히 좋아해줄 수가 없어. 그런데도 죽일 수 없어. 난 겁쟁이에 비겁하니까.
그래서 더욱더 마음에 안들어. 그런데도 죽이지 않아.
상처내는 일 밖에 못해. 그것도 피 몇 방울 밖에 흘러내리지 않는 상처.
그래서 미안해. 존재할 자격이 없어. 겨우 이런 상처 밖에 내지 못해서.
상처를 낼 수 없다면 저 따위 인간을 자신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어.
체념하지 않는다면 미쳐버릴 것만 같아.

...지금 이렇게 억지로 고통을 발동시켜서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싶다는거냐?
겨우 그 따위 고통으로 내 손을 멈추게 할 수는 없어.
6 년이야. 단 한 번도 벗어날 수 없었어.
그 6 년 동안의 상처 모두가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이라는건 새삼스러울 일도 아니겠지.
아무리 저항해도 소용없어. 넌 나와 계약했어. 넌 나에게 육체를 팔았어.
그러니까 그건 내꺼야. 내가 어떻게 하더라도 네놈이 관여할 자격 따윈 없어.
후회해? 벗어나고 싶어?
그럼 왜 처음부터 이 길을 선택했어? 이 길 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변명하지마.
네 피 묻은 손을 잡아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변명도 내다버려.
남 탓 하지마. 언제까지 네놈의 그 따위 변명 들어줄 생각 없어.
아무리 변명해도 네가 선택하지 않았으면 되는거야. 하지만 넌 선택했어.
그러니까 네가 혼자서 모두 책임져야해.

'모든 것을 귀찮아 하는 인간이 숨은 왜 쉬어?'
'제발 좀 사라져줄래? 너만 보면 역겨워.'
'너 따위는 존재할 가치조차 없어.'
'너만 보면 짜증이 나. 저런 부류의 인간들은 다 저 따위지.'
'넌 언제나 그런 식이지. 그래, 넌 거기까지고, 그런 놈이니까.'
'어리광 피우지마. 네가 뭐가 불행한데?'
'넌 널 이해해주는 사람만이 네게 와서 함께 동감하고 살아가길 바라는거야?'
'넌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입 닥치고 네가 원하는대로 혼자서 살아가. 그러지도 못하는 주제에 왜 여기 있는거야?'
'넌 언제나 남 탓만 해. 네가 그 따위인걸 누굴 탓하는거야?'
'나도 지쳤어. 가서 죽어버리든 그딴 식으로 살든 네 마음대로 해.'
'이젠 더 이상 너에게 공감해줄 수가 없어. 그만큼 커버렸어.'

당신들이 내게 해줬던 한 마디 한 마디..
나도 이미 알고 있어.
그러니까 너는 죽어버려. 제발. 제발. 제발.
Posted by se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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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돌아와..
네가 있어야 할 곳은 그곳이 아니야..
그곳에 네가 있을 자리 따윈 없어..

나와 함께 돌아가자..
너를 기다리고 있는 그 시간으로,
절망을 위한 희망에 기대하고 좌절하며 죽어가던 그 겨울로-..

돌아와..
네가 있어야 할 장소로,
네가 잊고 있던 그 모두가 널 기다리고 있어..

기억해,
그 시간들 속의 절실함을..
자신을 향한 증오를..
수 많은 상처가 생긴 후에야 찾아낼 수 있었던 그 이유를..

괜찮아..
넌 불행하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내가 너를 더 짓밟는다고 해도,
가면을 쓰고 웃을 수 있을거야..

기다려줄게..
살아있는 동안 벗어날 수 없는 피의 계약 속에서..
내가 바라는 안식, 그 시간이 찾아오기를..

그 시간이 오기 전까지
과거와 현실의 괴리 속에서 기어가며..
네가 존재하고 살아왔다는 죄에 대한 속죄를
네 자신의 피로 갚아나가도록 해..

Posted by sey :
잊혀졌던 시간들..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그날의 추억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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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진 시간을 다시 움직일 순 없지만, 멈춰진 반복이라면.. 다시 움직일 수 있어..
오랫동안 외면하고 있었던 그 과거의 반복을.. 지금이라면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까..
그날과 같은 푸른 하늘 아래의 길, 같은 계단, 같은 상처, 같은 피 라면..

아무리 시간이 지났어도.. 그 시간들의 익숙함을 속일 수는 없는걸까..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한채.. 떨어지는 빗방울 속에 스며들어가던,
회색빛 구름 가득한 그날의 기억처럼.. 피가 흘러내린다..

의미도 없이 길을 나서, 밤하늘을 바라보며 상처를 짓누르던 그 절망감도..
그 고통도, 시간도.. 끝난게 아니야..
내 손을 뒤덮던 피와.. 나를 억누르던 현실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언젠가는 상처가 흉터가 되어 치유되고, 고통은 과거의 기억이 될거라고..
.....그렇게 착각했어..?

아직도 무언가에 기대하는 내 모습에 역겨움을 느끼기도 해..
내가 싫어하고 역겁게 생각하는 유일한 존재에게,
그리고 그 존재를 자신으로서 소유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그렇게 잘못된 것일까..

수 없이 잃어버렸던 그 존재와, 희망에의 기대..
처음부터 바라볼 수 없었다면, 알지 못했을 그 기대와 실망..
이제는 걱정을 받는다던가 하는 식의 배려는.. 허락되지 않음을 알고 있으니까..
아무것도 지킬 것 없는 나에게.. 좀 더 상처를 주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해..
좀 더 고통받고, 괴로움에 몸부림 치도록..

선택받지 못하고 쓰레기가 되어버린 자신에게.. 무엇보다 어울리는 모습이니까..
살아있는한 자신을 짓밟겠다던 그 피의 계약을 잊지 않았다면..
네 손에 피로 새겨진 계약의 증표가 사라지지 않았다면..
언젠가 그 계약이 끝나는 날까지.. 피로 물든 고통 속에서 살아가도록 해..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그리고 살아갈 유일한 의미..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