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1.09.02 어떻게든,
  2. 2008.08.03 눈부심 4
  3. 2007.11.28 happy birth day to me.. 7
  4. 2007.10.27 don't exist.. 1
  5. 2007.03.11 you know how I've waited.. 2
  6. 2007.02.26 the paradise.. 2
나는 내가, 무섭다.
스스로가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건지, 분명 알고있다.
알고있으면서도 그런 사고를 할 수 있는 자신이..
알고있으면서도 그걸 어떻게든 해낼 자신이.. 무섭다.

생각해보면, 그토록 절실히 바래왔던 복수이기도 하다.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선물이기도 하겠지.

나는, 이렇게 어쩔 수 없을만큼 망가졌지만.
어차피 실감조차 없는 것이 아니었던가.
어떻게든, 무의미한. 사라지는 것도 안타깝지 않으니.
Posted by se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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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다는 것의 허무함을,
기대한다는 것의 불안함을 빛으로 바꿔갈 수 있을까..
아니면 그저 재가 되어 바람에 흩날리게 될까..

악몽 같은 현실에서 깨어난 밤에는
핏방울이 눈물처럼 흘러내려..

이제 내게는 보이지 않아..
이렇게 눈부심으로 물든 세상으로- 날 데려가줘..

Posted by sey :


스스로를 상처 입히는 것이..
자신의 생명까지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지만..
사실은 나도, 그리고 당신들도 믿지 않았으니까..

이 정도로는 죽을 수 없을거라고..
겨우 내가 상처내는 것 정도로는 죽지 않을거라고 믿고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언제나 그렇게 한 마디 말 뿐이었다고 생각해..
하지만 알고 있었을까, 나 역시 숨기고 있었다는걸..
내가 알려주지 않으면 눈치채지도 못하면서..
내가 알려줄 수 밖에 없었던 몇 가지 작은 상처만이 전부라고 생각했을 뿐..
그것만을 가지고 나에게 다가와서 결국엔 떠나가는 결과의 반복..
그게.. 타인의 한계야..




'출혈이 반복되면 만성 빈혈로 심장이 비대해지고, 판막에 구멍이 뚫리는 경우가 있으며
지속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몇 주 전 쯤에, 우연히 알게 된 이야기..
정확히는 손목에 반복적으로 상처를 낸 결과의 끝에 관한 말..
...어쩌면 난 저 과정의 중반을 넘어선걸까.
자해를 시작할 무렵부터 가지고 있었던 만성적인 빈혈과..
외관으로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고혈압..
그리고 이따금씩 느껴지는 심장의 고통..

솔직히 기뻤어..
이제까지는.. 자신을 상처 입히는 것이 자신의 생명까지 단축시키고 있음을
스스로도 확신할 수가 없었으니까..
단지.. 어렴풋이 느끼기만 할 뿐인, 서서히 죽어가는 몸..
그래, 이걸로는 부족하다는걸 알고 있었어..
그렇기에 이유를 가질 수가 없었던거야..
만약.. 이렇게 해서도 스스로를 짓밟지 못한다면..
난 무엇을, 어떻게 해야될까..
가끔씩 이런 고민을 하면서.. 아직도 죽지 못하는 자신이,
겨우 이 정도의 상처 밖에 내지 못하는 겁쟁이인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하고 나약했어..

혹시나.. 내 자신을 증오해서가 아니라,
시간이 멈춰진 채 죽어있는 현실 속에서..
내가 살아있음을 자각하기 위해서 상처를 내는 것이 아닐까..
정말 그랬다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니까..
어쩌면 이걸 확인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몰라..

만약, 이렇게나 상처를 냈는데도 자신의 생명을 줄일 수 없었다면..
지금까지의 내 행동들이 너무나 무의미해지는 것이니까..
죽음을 바라는 자신에게 조금이나마 떳떳할 수 있는 상처를 낼 수 있기를 바래왔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정말, 정말로 슬펐을거야..
억지로 억눌러가며 버텨온 고통들과 흘려온 핏방울..
이것들이 모두.. 그저 철 없는 장난에 불과했을테니까..
그래서, 다행이야.. 그게 아니었음을 이렇게 알게 되었잖아..

누구나 조금씩 자신의 끝을 향해 걸어가지만..
난 내 의지로 그걸 조금씩 앞당기고 있는 것일 뿐..
느리지만, 조금씩 자신의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이제 내게 어느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는걸까..
3 년..? 2 년..?
어쩌면.. 생각보다 많이 남아있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제와서 그만둔다고 해도.. 돌아갈 수는 없으니까..
멈춰진 시간, 이미 잃어버린 시간.. 그리고 앞으로도 잃어갈 시간..
흉터가 되어버린 상처들과 지금까지 상처 입혀온 자신의 생명에게..
이제는.. 멈춰서서 바라볼 수만은 없는거야..

이상하지..
항상 궁금했었어, 만약 내가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나는.. 그리고 당신들은 어떤 표정을 지어줄까..
웃어줄까.. 아니면.. 기뻐해줄까..
아직은 알 수 없겠지만.. 조금은 먼 미래에는 알 수 있기를 바래..

이유도 잊어버린 채 자신을 향한 복수심과 증오만 남아서..
왜 스스로를 이렇게 상처입혀야 하는지, 그 이유조차 알지 못하고 죽어간다면..
결국 마지막에는 나 역시도.. 후회하게 될까..
하하.. 왠지 정말 죽지 않으면 지금 하는 말들이 거짓말이 될 것 같아..
자신이 한 말은, 약속은.. 지키고 싶으니까..
더 이상 혼자서 남겨지는 지키지 못할 말은, 약속은.. 하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어떻게든 난 죽어야 하는걸..

낫지 않는 상처.. 절대로 낫도록 놔두지 않을 상처..
그리고 더 이상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 손목의 상처..
거즈와 밴드로 상처를 감싸고 피를 닦아내는 하루하루..
툭-.. 툭-..
어느새 익숙해진, 쉼 없이 떨어지는 핏방울 소리와..
그걸 무의미한 눈동자로 바라볼 수 있게 되어버린 나..
그래, 또 다시 찾아오는.. 7 번째의 겨울이야..

정말이지, 이젠.. 일상이 되어버린 것 같아..
밤새 흘러나온 피를 닦아내고.. 다시 흘리고.. 또 다시 닦아내..
매일매일 고통에 신음하고.. 이미 메말라 버린 눈물은 더이상 나오지 않아..
살아갈 수 있는 의미와 가치를 잃어버린 채..
스스로만을 증오하고 상처내며 살아온 하루하루들..
그 시간들만큼 잃어온 자신의 생명과 지워지지 않는 핏자국으로..
이제는 아주 조금이나마.. 용서받을 수 있는걸까..

어쩌면.. 당신의 말대로 난 정말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을지도 모르겠어..
그러니까, 아직도 살아있어서 미안해..

...생일, 축하해..
이건 내가 태어난 저주 받은 날에, 내가 주는 선물..
단 한 번도.. 축복받지 못한 날에..
Posted by sey :

'살아가는건 고통 뿐인데.. 어째서 아직 살아있는거야?'

언젠가..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어..
살아가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워서, 안식을 얻고 싶었던 날들 사이에 서서..
이런 고통을 견뎌내며 살아가야할 이유 같은게 있는걸까..


만약, 그때 내가 죽었더라면..
그때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들이 사라지고..
내 자리를 누군가가 대체했겠지.. 라는, 그런 생각이 들어..

나를 대신해서.. 누군가가 노란 빛으로 흩날리는 은행나무 길을 걸어갔을테고..
누군가가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찍었을거야..
내가 늘 앉아있던 그 나무 아래엔 아무도 없이 노을만이 지고..
내가 앉았었던 그 버스 안의 자리엔 다른 누군가가 앉아있었겠지..

그때 만났었던 사람들 또한 만나지 못했을거야..
그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나란 존재 자체는 존재하지 않았을테고..
그럼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만났겠지..
어쩌면 그게 더 많은 도움을 주고.. 훨씬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나는 그대로 사라져서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가 사라진 채로 현실은 그대로 흘러가고 흘러가서, 잊혀지길..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사라져가고..
그 순간이 내 모든 세상이 끝나는 날,
그리고 길고 길었던 자신을 향한 복수가 끝나는 날..

왜.. 그때 죽이지 못했던거야?
대체 무슨 희망을 가지고, 기대를 가지고..
누군가를 만나고 싶었길래.. 죽이지 못했던거야?
그때 내가 날 죽일 수 있었다면.. 그랬다면..
모두가 기뻐했을거야.. 앞으로 존재하지 않을 나의 기억에, 나의 자리에..

나 역시.. 그동안의 모든 시간들이 고통 뿐이었잖아..
그대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알지 못한 채 죽었었더라면..
그 순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었을거야..
겁쟁이였던 내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스러워..
그리고 이렇게 죽음을 기다리고만 있는 자신도 역겨워..

그런데 왜 아직도 숨 쉬고 있어?
매일같이 심장이 멈추길 바라면서..
왜 직접 그 심장에 칼을 찔러넣지는 못하는거야?
겁쟁이라서, 그저 언젠가 찾아올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는건..
아직도 좀 더 절망하고, 고통과 피로 얼룩져야 할 것 같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
하루하루 죽어있는 날들을 살아가는 것이.. 더 괴로울 뿐이라고..
살아있기 때문에 견뎌야만 하는 고통을 대체 무엇 때문에 버텨야만 하는걸까..
고통을 견뎌가면서까지 살아가야 할 이유라도 있는거야..?

오늘도 다시 피가 배어나오는 고통 속에서 깨어날 뿐..
다시는 일어날 수 없기를 바랬는데, 다시 깨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밤새 피가 스며든 옷과 그걸 닦아내는 일상..
이런 날들 속에서 나보고 무엇을 찾으라는거야..?

난.. 아무리 찾아도 모르겠어..
그런건 처음부터 없는 것 같아..

Posted by sey :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은 기분이야..
아니.. 잠깐 착각하고 또 망각했던 것 뿐일거야..

지금에와서는 말야, 조금은 후회가 들어..
상처 받지 않을 수 있었을텐데..
누구도 상처 입히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을텐데..
난 무엇을 기대하고.. 무엇에 구원받고 싶었던걸까..

헛된 환상에 젖어 과거의 나를 배신할 수 없다는걸..
다시 한 번 자각해..
하지만, 괜찮을거야.. 더 괴롭더라도, 더 힘겹더라도..
차라리 볼 수 없었다면 몰랐을 기억들이 이미 새겨졌다고 하더라도..
나에겐 그 고통을 견뎌낼 자신도, 힘도 없으니까.. 정말 다행이야..

쉬고 싶다..
지금 잠들면 이대로 다시는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Posted by sey :
...그래, 알고 있어.

낙원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어디에도..
그런데도 난.. 왜 자신만의 낙원을 찾고 있는걸까..

찾고자 했던 대답, 의미..
절망 속의 빛, 모든 고통의 해방..
내가 바래오던 것들이 헛된 환상이 아닌, 현실일 수 있는 곳..
그곳이 나의 낙원..

낙원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어디에도..
현실 속에서 도망칠 곳도 없어..
하지만 현실의 고통을 버텨낼 자신이 없다..

낙원도, 도망칠 곳도.. 그리고 고통을 버텨낼 자신도 없다면..
결국 고통을 느끼는 네 존재 자체를 없애버리면 돼..
그것이 영원한 안락으로, 존재하지 않는 낙원으로의 길..

...그래, 알고 있어.
낙원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하지만 알고 있어, 존재하지 않는 낙원으로의 길을..
남은건 그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너의 선택 뿐..

기다리고 있을게, 여기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낙원에서..
언젠가 찾아올 나의 계약자, 너를 위해..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