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 해당되는 글 41건

  1. 2006.06.11 찾지못한 길.. 1

소멸되어 가는 기억과의 유일한 매개체..
너와 나 계약의 이행..
사라지지 않는 고통, 상처.. 떨어지는 핏방울의 진동 속에 기억들이 떨린다..

.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나의 기억 속, 그 시간들은.. 자신을 부수어가는 고통과 피로 얼룩진 길임을 알아..
지나간 시간 속에서조차 아름답게 꾸며질 수 없는 그 길, 그 모순들을..
나는.. 다시 한 번 걸어가고 싶다는걸까..

이미 한 번은 지나온 길이기에, 피 묻은 그 손을.. 누구도 잡아주지 않아도 괜찮아..
이미 한 번은 버림 받았기에, 다시 버림받아도 괜찮으니까..
지금의 현실보다는 반복되는 과거를 선택하겠지..

그런 고통과 피로 얼룩진 길이라도..
그 순간이나마 나를 유지시켜주던 기억들이 있었던걸까..
지금은 이미 소멸되어버린, 화사한 잔혹감의 그 시간들은.. 당신과 함께 사라져버렸지만..
가식이나마 받을 수 있었던 그 추억들을, 아직까지 간직할 수는 있으니까..

그것들 모두가 거짓된 것이라고 해도 상관없어..
내가 기억하고, 지내온 시간들 모두가 현실에서 벗어난 나의 꿈..
나의 유일한 현실은.. 내가 바라보는 과거가 아닌, 내가 살아가는 지금 현실의 세계..

그런 현실 속에서의 기대와 희망은 사치..
앞으로의 미래를 가질 수도 없는 나의 길..
그것이 내가 선택한 현실의 길, 그리고 복수의 길..

그 뒤에 뒤따라 올 후회들 또한 나를 위한 복수니까..
내가 살아가는 동안을 짓누를 과거의 미련들의 축복..

난 지금, 그것들을 만들어가고 있어..

그것이 선택받을 수 없었던 내가.. 현실에서 버틸 수 있었던 유일한 선택이었으니까..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