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너와 계약을 했어.
난 너에게 내 육체를 팔고, 넌 나에게 피의 복수를 이행할 것을.
여기 내 손에 계약의 증표를 새겨 평생동안 계약자로서 살아갈 것을 맹세하겠어.

언젠가 너와 나의 계약이 끝나는 날,
그날은 내 모든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시간, 자신에의 복수가 끝나는 날이야.'

.
.
.

넌 절대로 나와의 계약을 배신할 수 없어.
언제나 내 가면 뒤로 숨어버리는, 너 따위가 날 버리고 살아갈 수 있을까.

나약한 것은 죄악이야.
내 모습을 빌리지 않으면 자신의 몸에 상처 하나 내지 못하는 병신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그 따위 말을 지껄이는거냐.
고통의 억제?
그 따위 더러운 말로 변명하지마. 그저 어떤 식으로든 의미를 부여하고 싶을 뿐이겠지.
그럼 그때 아예 네 왼손을 짓밟아버리지, 왜 그러지 못했어?
오래전에 네가 봉인해뒀던 그것이라면 확실하게 네 왼팔의 힘줄을 잘라낼 수 있었을거야.
아직도 미련이 남아서 자신의 육체조차 제대로 팔지 못하는 너 따위가 왜 아직도 존재하는걸까.
이젠.. 너만 보면 역겨워서 구토가 나와.
네가 살아 숨쉬는 공간마저 썩은 냄새가 나.

착각하고 또 착각해서 그렇게 제발 죽어버려.
네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이질적이라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언제까지 그 역겨운 낯짝을 들이밀거냐.
알면서도 모른척하면서 그 세상 속으로 들어가려하는건, 죄악이야.
같은 공간 속에 존재해도 네가 살아가는 세상은 달라.
바라볼 수 없어. 다가갈 수 없어. 내가 존재할 수 있는 곳이 아니야.
그러니까 튕겨져나오는게 당연해.
어차피.. 너 역시도 알고 있었을텐데? 너부터가 믿지 못한다는걸.
믿지도 못하면서 기대하고 실망하지 않길 바라지.
굉장한 가식덩어리야, 너. 그래, 그래서 더욱더 짓밟고 싶은거겠지만.
네가 절망하는 모습은 즐거워.
언젠가 고통을 울부짖으며 손을 내민다면, 걱정마. 난 네 손을 외면하지 않아.
내가 먼저 네놈의 손을 잘라버릴테니까.

약속은 오래전에 깨졌어.
혼자만이 지켜나가는 약속 따위는, 너 혼자만의 미련일 뿐.
존재 이유마저 잃어버린 허물을 누가 지켜나가고 있다는거냐.
저기, 왜 네가 버림 받았었다고 생각해? 그건 착각 아니야?
버림받을 가치조차 없는 인간이 혼자 착각하고 절망한채 현실을 왜곡한 환상을 만들어나가지.
기억마저 왜곡시킨채 자신을 합리화하고 자신이 만들어놓은 세상 속에서 살아가.
넌 결코 기대 받은 적도, 기억된 적도 없어.
웃기지 않아? 혼자서 착각하고 혼자서 상처받지.
...혼자서 발광하냐? 그런다고해서 누구도 바라보지 않아.

그런 주제에 스스로에 대해 자만하고 우월감에 빠져 현실을 자각하지도 못해.
언제나 자신을 쓰레기라는 말로 보호하면서
타인과 비교하며 같잖은 우월감에 안심하고 위안을 삼아.
역겹다. 그런 인간. 너도 그렇게 생각하잖아?
도저히 좋아해줄 수가 없어. 그런데도 죽일 수 없어. 난 겁쟁이에 비겁하니까.
그래서 더욱더 마음에 안들어. 그런데도 죽이지 않아.
상처내는 일 밖에 못해. 그것도 피 몇 방울 밖에 흘러내리지 않는 상처.
그래서 미안해. 존재할 자격이 없어. 겨우 이런 상처 밖에 내지 못해서.
상처를 낼 수 없다면 저 따위 인간을 자신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어.
체념하지 않는다면 미쳐버릴 것만 같아.

...지금 이렇게 억지로 고통을 발동시켜서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싶다는거냐?
겨우 그 따위 고통으로 내 손을 멈추게 할 수는 없어.
6 년이야. 단 한 번도 벗어날 수 없었어.
그 6 년 동안의 상처 모두가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이라는건 새삼스러울 일도 아니겠지.
아무리 저항해도 소용없어. 넌 나와 계약했어. 넌 나에게 육체를 팔았어.
그러니까 그건 내꺼야. 내가 어떻게 하더라도 네놈이 관여할 자격 따윈 없어.
후회해? 벗어나고 싶어?
그럼 왜 처음부터 이 길을 선택했어? 이 길 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변명하지마.
네 피 묻은 손을 잡아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변명도 내다버려.
남 탓 하지마. 언제까지 네놈의 그 따위 변명 들어줄 생각 없어.
아무리 변명해도 네가 선택하지 않았으면 되는거야. 하지만 넌 선택했어.
그러니까 네가 혼자서 모두 책임져야해.

'모든 것을 귀찮아 하는 인간이 숨은 왜 쉬어?'
'제발 좀 사라져줄래? 너만 보면 역겨워.'
'너 따위는 존재할 가치조차 없어.'
'너만 보면 짜증이 나. 저런 부류의 인간들은 다 저 따위지.'
'넌 언제나 그런 식이지. 그래, 넌 거기까지고, 그런 놈이니까.'
'어리광 피우지마. 네가 뭐가 불행한데?'
'넌 널 이해해주는 사람만이 네게 와서 함께 동감하고 살아가길 바라는거야?'
'넌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입 닥치고 네가 원하는대로 혼자서 살아가. 그러지도 못하는 주제에 왜 여기 있는거야?'
'넌 언제나 남 탓만 해. 네가 그 따위인걸 누굴 탓하는거야?'
'나도 지쳤어. 가서 죽어버리든 그딴 식으로 살든 네 마음대로 해.'
'이젠 더 이상 너에게 공감해줄 수가 없어. 그만큼 커버렸어.'

당신들이 내게 해줬던 한 마디 한 마디..
나도 이미 알고 있어.
그러니까 너는 죽어버려. 제발. 제발. 제발.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