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에 해당되는 글 32건

  1. 2008.05.07 망가짐
  2. 2008.03.16 책임.. 6
  3. 2008.01.19 track_2006. 6. 12.
  4. 2008.01.07 I didn't know blood is warm.. 2
  5. 2007.11.28 happy birth day to me.. 7
  6. 2007.10.27 don't exist.. 1
  7. 2007.09.29 기억은 흉터.. 2
  8. 2007.05.19 we are liars.. 1
  9. 2006.12.15 the contract for the revenge..
  10. 2006.11.21 The revenge for past days.. 2

그래.. 그래서 어땠어? 기뻤어?
거짓임을 알면서도 애써 모르는 척 하면서..
그렇게라도 그런 말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

...환멸이다, 넌.
언제나 이런 식이야..
그러니까 어쩔 수 없는거야..
결국 기억해내지 못한다면, 또 반복한다면..
다시는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하나씩 망가뜨리는 수 밖에 없어..

그렇게 하나 둘씩 잃어가는거야..
다시는 착각하지 않도록.. 다시는 나아갈 수 없도록..
혼자서 할 수 없다면 내가 대신해서 부숴줄테니까..
다시 잡아, 네가 놓아두었던 것을..
이제는.. 멈춰졌던 시간을 다시 돌이킬 때야..

...그때 이후로, 어땠어?
한동안 칼을 쥐지 않고 있으니까 살만했어?
밤새 배어나오는 피를 보지 않을 수 있어서 안도했어?
매일 같이 몸부림치던 고통에서 벗어나니까 행복했어?
하긴, 그러니까 또 병신처럼 착각에 빠져있었겠지..

하지만 내 기분도 좀 생각해줄래?
네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이 나오니까,
좀 다시 무너졌으면 좋겠어..

왜? 이 정도면 남들보다 낫다고 생각했었잖아?
한 순간이나마, 지금의 모습도 조금은 괜찮을거라고 말했었잖아?
겉으로는 아닌척 거절하면서 속으로는 안심하고 있었겠지..
그렇게 말해주길 기대하고, 인정해주길 바라면서..

기억해? 언젠가 말했었잖아,
'착각하고 또 착각해서 그렇게 제발 죽어버려.' 라고-..
알면서도 모르는 척, 거짓임을 스스로 눈감아주고..
넌 또 다시 착각 속에서 도망치려고 했었겠지..
그런 쓰레기 주제에.. 같잖은 우월감에 빠져 내뱉었던 말들..
그 하나하나를 용서해줄 수가 없어..

네가 뭐라고 생각해?
무엇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야?
착각하지마, 넌 그저 입 닥치고 그대로 서서히 죽어가면 되는거야..
그게 네가 할 수 있는 전부고, 네가 살아있는 이유니까..
모든걸 버리고 복수를 선택했으면, 복수만을 위해서 존재하면 돼..
죽기 위해서 태어났으면, 죽기 위해서만 살아..
이젠 내가 한 순간이라도 살아서 존재한다는 사실에 화가 치밀어..

아아.. 이제야 당신들이 왜 내게 그런 말을 했는지 알 것 같아..
왜 내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말들을 수 없이 해왔는지,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그때의 당신들이 원했던대로..
다시 하나씩 망가뜨려 줄테니까..
이제는.. 진심으로 기뻐해줬으면 좋겠어.

Posted by sey :
시간에 닳아져가는 기억을 붙잡아두는건..
역시 잘못된 일인걸까..

언제까지고 놓고 싶지 않아서.. 떨어지고 싶지 않아서..
애써 붙잡아두는 과거가 점점 뒤틀리고 있음을 느껴..


왜, 이렇게 되어버린걸까-
아무리 찾아 헤멘다고 해도 대답은 나오지 않아, 앞으로도 계속.

그래, 기뻤던건 사실이야.
처음으로 인정 받을 수 있었고, 날 피하지 않고 제대로 바라봐주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듣고 싶었던 말들을 듣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즐겁다고 생각했어.
내게 그 시간들이 어떤 의미였는지, 당신들은 모를거야.

하지만 말이야, 역시 그곳은 내가 있을 곳이 아니야.
그곳에 있을 수가 없었어.
모두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난 시간이 멈춰있으니까.
난 복수하기로 계약했으니까.
그래서 너무나도 부러웠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 살아갈 자격을 갖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빛나보였어.
그래서 나도 뒤쫓아 가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한 적도 있었어.

하지만 변하지 않는게 있어.
그런 한 두 번의 변화가 모여서,
결국엔 현재조차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지마.
계약조차 지키지 못하는 난, 쓰레기 주제에 살아갈 자격 따윈 없어.

이렇게나 오래 피를 흘리지 않고 있었다니.
아니, 피를 흘릴 생각 자체가 없어져버린거 아니야?
하하, 그동안 꽤 살만했나봐?
그렇게 모습을 가리고 가면 뒤에 숨어서 살아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

정말 웃기는 이야기야, 네 모습을 봐.
너 따위는 하루 빨리 사라져버리는 편이 나아.
누가 너에게 손을 내밀어줬지?
힘겹게 혼자서 걸어나온 세상에 누가 널 버렸지?
버림 받았으면서, 또 그렇게 기대를 바라는거야?
그런데 어쩌나, 누구도 너처럼 더러운 쓰레기를 받아주진 않아.

잊지마, 증오가 부족하기 때문이야.
그때 이후로 점점 흐릿해져 가고 있었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지경까지 오게 될 줄은 몰랐어.
정말, 난 어떻게 할 수도 없는 병신이구나.
살아갈 수 없다면, 제발 죽어버려.

...너도 알고 있겠지, 지금을 바랬었던건 너 자신이였어.
살아있는 한, 그 책임을 져.

아무리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난 역시 복수를 선택할테니까.
Posted by se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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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ck_2006. 6. 12.

의미없는 기대, 멈추지 않는 현재의 시간..
지금 이 순간마저도 사라져버릴 것이라면,
이 순간은 대체 무엇을 바라보며 이유를 찾아야 하는걸까..

언제나 내가 버텨나갈 수 없도록 만들어가는 현실들 속에서 숨막힘을 느낀다..
적응조차 허락되지 않는 시간들, 혹은 다른 사람들만큼 내가 현실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겠지..

과거보다 더욱더 힘겨워지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니까,
과거만을 바라보고 그 과거 속에서 살아가려해..
만약 고통이 누적이라면, 그 끝은 대체 어디일까..

절망의 고독으로부터 화사한 잔혹감의 시간을 지나
고통의 침묵, 그리고 복수의 시작인 현재까지..
단 한 순간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나의 지나온 길들이..
내가 가질 수 있는 시간들의 전부라면,
앞으로 남은, 내가 없애야할 주어진 미래 또한 마찬가지겠지..

스스로가 원치 않았어도 시작되어버린 그 굴레니까..
그 마지막만큼은 내가 끝낼 수 있도록..
그것만큼은 가능했으면 해..
그것이 내가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일테니..
그리고 그 시간이 조금이나마 더 빨리 찾아올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

고통과 피로 얼룩진 나의 시간들은.. 복수를 위한 나만의 축복..
언젠가 찾아올 그 날을 위해..
난 오늘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는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어..

오직 고통과 핏방울만이.. 내가 살아올 수 있었던 진실이니까..

2006. 6. 12. 월.

Posted by se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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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피가 따뜻하다는걸 알았어..
아, 내 손에 흘러내리는 피는.. 처음부터 차가웠던게 아니었구나-..

순간이지만, 떨리는 손끝에 전해져왔던 따뜻한 온기와..
차갑게 굳어가던 마지막..


기억하고 있어, 왜 그렇게까지 스스로를 미워하냐는 말..
그럼 그때마다 난, 왜 내 자신을 좋아해야하냐고 대답했었지..

언젠가, 상처가 너무 벌어져서 소독약조차 바르지 못하고 날 바라보던 그 사람은..
피가 스며드는 거즈를 감아주는 동안 나에게 따뜻한 말들을 많이 해줬었는데..
어째서 난 그 말을 듣고도 전혀 기쁘지 않았었던걸까..
분명 듣고 싶었던 따뜻한 말이었는데도,
상처를 치료해줘서 고마웠는데도.. 전혀 기쁘지 않았어..

응, 분명.. 이제는 아닌걸거야..
더 이상 내 상처를 바라봐주길 바라고 위로를 듣고 싶은게 아닌거야..
날 치유해줄, 그리고 내 피 묻은 손을 잡아줄 누군가를 바라는 것도 아니야..
곧 식어버릴지라도, 내 손을 타고 흘러내리는 피는 따뜻하니까..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위로를 받았는걸..
그거면.. 충분해..

이제 스스로를 상처내는 것에 의미는 없어..
애써 변명하고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으니까..

피는 따뜻하고..
난.. 그저 죽고 싶은거야..

내가 가장 자신있는 방법으로..

Posted by sey :


스스로를 상처 입히는 것이..
자신의 생명까지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지만..
사실은 나도, 그리고 당신들도 믿지 않았으니까..

이 정도로는 죽을 수 없을거라고..
겨우 내가 상처내는 것 정도로는 죽지 않을거라고 믿고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언제나 그렇게 한 마디 말 뿐이었다고 생각해..
하지만 알고 있었을까, 나 역시 숨기고 있었다는걸..
내가 알려주지 않으면 눈치채지도 못하면서..
내가 알려줄 수 밖에 없었던 몇 가지 작은 상처만이 전부라고 생각했을 뿐..
그것만을 가지고 나에게 다가와서 결국엔 떠나가는 결과의 반복..
그게.. 타인의 한계야..




'출혈이 반복되면 만성 빈혈로 심장이 비대해지고, 판막에 구멍이 뚫리는 경우가 있으며
지속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몇 주 전 쯤에, 우연히 알게 된 이야기..
정확히는 손목에 반복적으로 상처를 낸 결과의 끝에 관한 말..
...어쩌면 난 저 과정의 중반을 넘어선걸까.
자해를 시작할 무렵부터 가지고 있었던 만성적인 빈혈과..
외관으로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고혈압..
그리고 이따금씩 느껴지는 심장의 고통..

솔직히 기뻤어..
이제까지는.. 자신을 상처 입히는 것이 자신의 생명까지 단축시키고 있음을
스스로도 확신할 수가 없었으니까..
단지.. 어렴풋이 느끼기만 할 뿐인, 서서히 죽어가는 몸..
그래, 이걸로는 부족하다는걸 알고 있었어..
그렇기에 이유를 가질 수가 없었던거야..
만약.. 이렇게 해서도 스스로를 짓밟지 못한다면..
난 무엇을, 어떻게 해야될까..
가끔씩 이런 고민을 하면서.. 아직도 죽지 못하는 자신이,
겨우 이 정도의 상처 밖에 내지 못하는 겁쟁이인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하고 나약했어..

혹시나.. 내 자신을 증오해서가 아니라,
시간이 멈춰진 채 죽어있는 현실 속에서..
내가 살아있음을 자각하기 위해서 상처를 내는 것이 아닐까..
정말 그랬다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니까..
어쩌면 이걸 확인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몰라..

만약, 이렇게나 상처를 냈는데도 자신의 생명을 줄일 수 없었다면..
지금까지의 내 행동들이 너무나 무의미해지는 것이니까..
죽음을 바라는 자신에게 조금이나마 떳떳할 수 있는 상처를 낼 수 있기를 바래왔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정말, 정말로 슬펐을거야..
억지로 억눌러가며 버텨온 고통들과 흘려온 핏방울..
이것들이 모두.. 그저 철 없는 장난에 불과했을테니까..
그래서, 다행이야.. 그게 아니었음을 이렇게 알게 되었잖아..

누구나 조금씩 자신의 끝을 향해 걸어가지만..
난 내 의지로 그걸 조금씩 앞당기고 있는 것일 뿐..
느리지만, 조금씩 자신의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이제 내게 어느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는걸까..
3 년..? 2 년..?
어쩌면.. 생각보다 많이 남아있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제와서 그만둔다고 해도.. 돌아갈 수는 없으니까..
멈춰진 시간, 이미 잃어버린 시간.. 그리고 앞으로도 잃어갈 시간..
흉터가 되어버린 상처들과 지금까지 상처 입혀온 자신의 생명에게..
이제는.. 멈춰서서 바라볼 수만은 없는거야..

이상하지..
항상 궁금했었어, 만약 내가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나는.. 그리고 당신들은 어떤 표정을 지어줄까..
웃어줄까.. 아니면.. 기뻐해줄까..
아직은 알 수 없겠지만.. 조금은 먼 미래에는 알 수 있기를 바래..

이유도 잊어버린 채 자신을 향한 복수심과 증오만 남아서..
왜 스스로를 이렇게 상처입혀야 하는지, 그 이유조차 알지 못하고 죽어간다면..
결국 마지막에는 나 역시도.. 후회하게 될까..
하하.. 왠지 정말 죽지 않으면 지금 하는 말들이 거짓말이 될 것 같아..
자신이 한 말은, 약속은.. 지키고 싶으니까..
더 이상 혼자서 남겨지는 지키지 못할 말은, 약속은.. 하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어떻게든 난 죽어야 하는걸..

낫지 않는 상처.. 절대로 낫도록 놔두지 않을 상처..
그리고 더 이상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 손목의 상처..
거즈와 밴드로 상처를 감싸고 피를 닦아내는 하루하루..
툭-.. 툭-..
어느새 익숙해진, 쉼 없이 떨어지는 핏방울 소리와..
그걸 무의미한 눈동자로 바라볼 수 있게 되어버린 나..
그래, 또 다시 찾아오는.. 7 번째의 겨울이야..

정말이지, 이젠.. 일상이 되어버린 것 같아..
밤새 흘러나온 피를 닦아내고.. 다시 흘리고.. 또 다시 닦아내..
매일매일 고통에 신음하고.. 이미 메말라 버린 눈물은 더이상 나오지 않아..
살아갈 수 있는 의미와 가치를 잃어버린 채..
스스로만을 증오하고 상처내며 살아온 하루하루들..
그 시간들만큼 잃어온 자신의 생명과 지워지지 않는 핏자국으로..
이제는 아주 조금이나마.. 용서받을 수 있는걸까..

어쩌면.. 당신의 말대로 난 정말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을지도 모르겠어..
그러니까, 아직도 살아있어서 미안해..

...생일, 축하해..
이건 내가 태어난 저주 받은 날에, 내가 주는 선물..
단 한 번도.. 축복받지 못한 날에..
Posted by sey :

'살아가는건 고통 뿐인데.. 어째서 아직 살아있는거야?'

언젠가..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어..
살아가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워서, 안식을 얻고 싶었던 날들 사이에 서서..
이런 고통을 견뎌내며 살아가야할 이유 같은게 있는걸까..


만약, 그때 내가 죽었더라면..
그때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들이 사라지고..
내 자리를 누군가가 대체했겠지.. 라는, 그런 생각이 들어..

나를 대신해서.. 누군가가 노란 빛으로 흩날리는 은행나무 길을 걸어갔을테고..
누군가가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찍었을거야..
내가 늘 앉아있던 그 나무 아래엔 아무도 없이 노을만이 지고..
내가 앉았었던 그 버스 안의 자리엔 다른 누군가가 앉아있었겠지..

그때 만났었던 사람들 또한 만나지 못했을거야..
그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나란 존재 자체는 존재하지 않았을테고..
그럼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만났겠지..
어쩌면 그게 더 많은 도움을 주고.. 훨씬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나는 그대로 사라져서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가 사라진 채로 현실은 그대로 흘러가고 흘러가서, 잊혀지길..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사라져가고..
그 순간이 내 모든 세상이 끝나는 날,
그리고 길고 길었던 자신을 향한 복수가 끝나는 날..

왜.. 그때 죽이지 못했던거야?
대체 무슨 희망을 가지고, 기대를 가지고..
누군가를 만나고 싶었길래.. 죽이지 못했던거야?
그때 내가 날 죽일 수 있었다면.. 그랬다면..
모두가 기뻐했을거야.. 앞으로 존재하지 않을 나의 기억에, 나의 자리에..

나 역시.. 그동안의 모든 시간들이 고통 뿐이었잖아..
그대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알지 못한 채 죽었었더라면..
그 순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었을거야..
겁쟁이였던 내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스러워..
그리고 이렇게 죽음을 기다리고만 있는 자신도 역겨워..

그런데 왜 아직도 숨 쉬고 있어?
매일같이 심장이 멈추길 바라면서..
왜 직접 그 심장에 칼을 찔러넣지는 못하는거야?
겁쟁이라서, 그저 언젠가 찾아올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는건..
아직도 좀 더 절망하고, 고통과 피로 얼룩져야 할 것 같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
하루하루 죽어있는 날들을 살아가는 것이.. 더 괴로울 뿐이라고..
살아있기 때문에 견뎌야만 하는 고통을 대체 무엇 때문에 버텨야만 하는걸까..
고통을 견뎌가면서까지 살아가야 할 이유라도 있는거야..?

오늘도 다시 피가 배어나오는 고통 속에서 깨어날 뿐..
다시는 일어날 수 없기를 바랬는데, 다시 깨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밤새 피가 스며든 옷과 그걸 닦아내는 일상..
이런 날들 속에서 나보고 무엇을 찾으라는거야..?

난.. 아무리 찾아도 모르겠어..
그런건 처음부터 없는 것 같아..

Posted by sey :
흉―터 (a scar.)
【명사】 상처가 아문 자리. 흉.


기억할 수 있다면, 기억하고 있다면..
그건 지워지지 않는 흉터와 같아..
그러니까.. 난 모든 기억을 잊고 싶다고 생각해..

아무리 후회해도, 아무리 기억해도..
몸에 새겨진 각인이 남아, 끝까지 함께 할거야..
설령 내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사라지진 않을테니까..
그 흉터가.. 나 자신과의 기억..

이렇게 될 줄 알았어..
그 먼 훗날의 언제가 현재로 다가온 지금..
나에겐 무엇이 남아있을까..
무뎌져가는 감정, 흐릿해지는 기억..
그리고..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는 핏방울..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버텨나가며 존재하는건..
그저 죽지 못해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일까..
아니면 남겨진 미련이 있기 때문인걸까..

'그런데도, 오직 슬픔과 후회만이 남는 그 시간만이..
지금의 내겐, 현실의 끈을 놓지 않게 해주는..
유일한 위안이 되어주고 있어..'
라고 말하던 과거의 난.. 어디로 가버린건지 모르겠어..

그래, 역시 난 그때 죽었어야 했어..
그때의 심장이 죄여오는 고통을, 하루하루의 괴로움을..
아직까지 간직한 채 살아오고 있는 날..
그날의 날 죽였어야 했어.. 그때의 칼날을, 그 망설임을..
아직까지도 깊이 후회하고 있어..
아직도 살아 숨쉬는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어서,
난.. 남겨진 사람을 생각할 정도로 착한 인간이 아니니까..

언제부터였을까.. 하루하루 죽음을 바라고 살아가기 시작했던건..
눈물이, 핏방울이.. 너무나 메말라서 무의미한 눈동자로 바라보고 있어..
이젠 말이야.. 아무래도 상관 없잖아..
아무리 상처 받아도.. 아무리 거절 당해도.. 아무리 잊혀진다해도..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게 된다고 해도..

이렇게 서서히 죽어가고 싶어..
누구를 위해서, 라는 거짓말 따위 없이..
난 혼자, 니까-..
Posted by sey :

'예전에는 아프다는 말은 할 줄 알았었는데..'

그때.. 나에게 이렇게 말했었지..
언제쯤의 이야기일까.. 어느사이엔가 굉장히 멀어진 느낌이 들어..
작지만 아프다는 말을 할 수 있었고..
타인에게 가면을 쓰지 않은 채 조금은 솔직해질 수도 있었던걸까, 그때의 난..

용서 받고 싶었고, 인정 받고 싶었던건지도 몰라, 우리들은-..
누구로도 대체될 수 없는 소중함으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함으로..
하지만 말이야, 한 두 번의 거절이 쌓이고 쌓여 단단한 체념의 벽이 되고
결국엔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미 가면을 써버렸으니까..
가면을 지키기 위해 끝 없는 거짓을 만들어내고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어..

사실은 그게 아닌데도, 정말로 그러고 싶지 않은데도..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일들이 많아..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 도망치기 위해서.. 혹은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정말로 필요한 존재이고 싶었던 거였을거야..
내가 아니면 안되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었고
없음 뭔가 허전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었을거야..
행복해지고 싶었고, 사랑받고 싶었고, 많은 사람들 속에서 함께 살아가고 싶었으며
타인에게 인정받고, 관심 받고 싶었을거야..

...그게 안되니까..
아무리 노력했어도 그런거 한 번도 일어나주지 않았었으니까..
이젠 그런거 일어난다 해도 믿지 못할만큼 불신하게 되버렸으니까..
혹시나 예전의 내가 되살아나서 그걸 바라게 되는게 두려워서
아닌 척 하는 걸지도 몰라..
싫어싫어싫어..라고 말하다보면 정말로 싫어하는 것 처럼 될지도 모르니까..
적어도 타인에게 그렇게 한 번, 두 번 세 번.. 계속계속 말하게 됨으로써
좋든 싫든, 그런 척 할 수 밖에 없게 됐으니까..


저기, 어째서 난 이제 아프다는 말을 할 수 없게 된걸까?
분명 당신들도 원하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해..
그런데 왜.. 당신들의 의도와는 반대로 되어버렸을까..
난 당신들 덕분에 더욱더 가면을 내 의지대로 쓸 수 있게 되어버렸어..
아무런 가책도, 괴로움도, 미안함도 없이..
그래, 당신들이 원했었으니까.. 조금이나마 밝아지는걸 원했으니까..
가면으로 당신들을 속여도 눈치채지 못하니까, 그럴 수도 없을테니까..
당신들은 기다려주지 않으니까, 내가 얼마나 노력하는지, 힘겨웠는지 알아주지 않으니까..
...겨우 이 따위 가면에 만족하고 그걸로 충분했으니까..

왜.. 자각하게 만든거야..?
그런 말을 하면서까지, 그런 말을 들어가면서까지..
당신들은.. 그리고 나는 왜 이곳에 서있는걸까..
어차피 나에게서 당신들은 예외가 될 수 없고, 당신들에게도 난 예외가 될 수 없는데..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 기대하지 않으면 기대하라고 하고..
기대해서 상처 받고 돌아서버리면 당신들은 날 비난할테지..
그럼 대체 내가 뭘 어떻게 해야되는건데?
나 역시도 당신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없다는걸 알아..
하지만 당신들 역시 내 기대에 부응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잖아..
그런데도 왜 자꾸 내가 당신들의 기대에 부응하길 원해?

왜 항상 난 당신들에게 무언가를 해줘야하고, 변해야하는데..
당신들은 내 작은 기대에 부응할 수 조차 없는거야?
그래서 돌아서버린 날 당신들이 비난할 자격조차 있는걸까..
내가 힘겹게 조금씩 변해가는 동안 당신들은 나에게 대체 무엇을 해주었기에
그렇게 당당하게 지껄일 수 있는걸까..

나도 지쳤어, 당신들로부터는 항상 자괴감 밖에 느낄 수 없다는 사실에..
알지도 못할테지.. 내가 자괴감을 느끼도록 알려준건 바로 당신들 자신이라는걸..
내게 무슨 짓을 했는지조차..
걱정마, 알려줄 생각은 없어.. 평생. 어차피 궁금해하지도 않을테니까..

당신들이 다른 누구보다도 자신들을 우선시하듯이,
나 역시도.. 무엇보다 우선시 하는 것은 내 자신의 증오심일 뿐..
하지만, 내가 당신들에게 미안해할 필요는 없겠지..
...서로 똑같으니까.

Posted by se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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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넌 내 피 밖에 보지 못하겠지만..
약속할게, 언젠가는 너를 가지고 그들을 죽여버릴 것을..

이제 난 너와 새롭게 계약하겠어..
나는 너에게 나의 피를 주고, 너는 그 고통으로 그들을 저주할거야..
이 피가 너와 나 계약의 증표..

증오는 또 다른 증오를 낳는다고 했었지..
그래, 난 드디어 찾았어..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난 내 자신과 당신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살아가고 있으니까..
고마워할게..

그러니까 내 생명으로서의 모든 시간과 영혼을 담아
당신들을 저주하고,
당신들에게 복수하겠어..
Posted by sey :

저기, 알고 있어..?
난 복수자를 선택했고 그것을 위해 살아왔어..
자신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더 큰 절망을 안겨줄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면을 쓸 수 있어..
복수를 위해서라면,
내 모든 생명으로서의 삶을 팔아서라도 나를 짓밟겠다는 너와의 맹세..
그 피로 얼룩진 증표가 새겨진 이 손으로 언젠가는 반드시 짓밟아줄테니까..
죽지 않고 살아있어 주길 바래..
너를 죽이는건 그 누구도 아닌, 나여야 하니까.

몸부림치고, 발버둥 쳐서 그렇게 더욱더 착각하고 착각해서 죄악 속에서 죽어가.
너도 알고 있잖아..?
네가 네 자신에게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매일마다 밀려오는 고통은 너 스스로가 만들어낸거잖아..
수 없이 새겨지는 지워질 수 없는 상처들과 그 뒤에 밀려오는 후유증..
그런 짓을 즐겁다고 생각하고 있는 주제에.. 살아갈 자격이 있을까..

그래.. 당신들조차 거부했던 더러운 손이니까,
이깟 존재 쯤은 어떻게 되든 상관 없는거 아니야?
그러니까 막지 않았겠지.. 그러니까 그렇게 방관했던 거겠지..
이젠 당신들이 원하는대로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내 몸에 상처를 낼 수 있어..
그럼 당신들이 기뻐해줄까.
왜? 언제나 남의 탓만 한다며. 이젠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고
이 따위 미래를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인간을 짓밟겠다는데.. 이제와서 방해하겠다는거야?
하지만 늦었어, 이제와서 내 복수를 방해한다면..
그게 아무리 당신들이라도 죽여버릴테니까.

내가 가질 수 있었던 의미는,
이 손에, 뺨에, 팔에 새겨진 상처들은..
그 이외의 의미를 찾고 싶어했던 네 착각에 대한 대가.
복수자로서 살아가는 네게 무엇이 존재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거냐.
그 따위 착각을 하니까 계속해서 상처가 새겨지는거야.

언젠가 내게 인간만이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되어줄 수 있다고 했지..
계속해서 부정해왔던 그 말의 의미를 이제서야 알 것 같은 기분이야.
그 말대로, 난 나 자신이라는 인간 때문에 살아가고 있으니까..
언젠가 그 존재를 내 손으로 죽일 수 있는 날만을 기다리며.

난 정말 감사해야 할거야,
자신에게 복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증오심을 알려준 당신들에게.
이번에야말로 당신들의 기대에 부응해줄테니까..
이번만큼은 기대해도 괜찮아.

당신들이 원하는대로, 무너져줄게.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