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알고 있어..?
난 복수자를 선택했고 그것을 위해 살아왔어..
자신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더 큰 절망을 안겨줄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면을 쓸 수 있어..
복수를 위해서라면,
내 모든 생명으로서의 삶을 팔아서라도 나를 짓밟겠다는 너와의 맹세..
그 피로 얼룩진 증표가 새겨진 이 손으로 언젠가는 반드시 짓밟아줄테니까..
죽지 않고 살아있어 주길 바래..
너를 죽이는건 그 누구도 아닌, 나여야 하니까.

몸부림치고, 발버둥 쳐서 그렇게 더욱더 착각하고 착각해서 죄악 속에서 죽어가.
너도 알고 있잖아..?
네가 네 자신에게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매일마다 밀려오는 고통은 너 스스로가 만들어낸거잖아..
수 없이 새겨지는 지워질 수 없는 상처들과 그 뒤에 밀려오는 후유증..
그런 짓을 즐겁다고 생각하고 있는 주제에.. 살아갈 자격이 있을까..

그래.. 당신들조차 거부했던 더러운 손이니까,
이깟 존재 쯤은 어떻게 되든 상관 없는거 아니야?
그러니까 막지 않았겠지.. 그러니까 그렇게 방관했던 거겠지..
이젠 당신들이 원하는대로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내 몸에 상처를 낼 수 있어..
그럼 당신들이 기뻐해줄까.
왜? 언제나 남의 탓만 한다며. 이젠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고
이 따위 미래를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인간을 짓밟겠다는데.. 이제와서 방해하겠다는거야?
하지만 늦었어, 이제와서 내 복수를 방해한다면..
그게 아무리 당신들이라도 죽여버릴테니까.

내가 가질 수 있었던 의미는,
이 손에, 뺨에, 팔에 새겨진 상처들은..
그 이외의 의미를 찾고 싶어했던 네 착각에 대한 대가.
복수자로서 살아가는 네게 무엇이 존재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거냐.
그 따위 착각을 하니까 계속해서 상처가 새겨지는거야.

언젠가 내게 인간만이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되어줄 수 있다고 했지..
계속해서 부정해왔던 그 말의 의미를 이제서야 알 것 같은 기분이야.
그 말대로, 난 나 자신이라는 인간 때문에 살아가고 있으니까..
언젠가 그 존재를 내 손으로 죽일 수 있는 날만을 기다리며.

난 정말 감사해야 할거야,
자신에게 복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증오심을 알려준 당신들에게.
이번에야말로 당신들의 기대에 부응해줄테니까..
이번만큼은 기대해도 괜찮아.

당신들이 원하는대로, 무너져줄게.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