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ke words'에 해당되는 글 271건

  1. 2010.01.03 눈물 4
  2. 2009.12.16 미련 1
  3. 2009.12.10 거울
  4. 2009.11.04 자만
  5. 2009.10.31 기쁨
  6. 2009.10.29 경고
  7. 2009.10.23 모순
  8. 2009.10.04 후회
  9. 2009.09.20
  10. 2009.09.06 자각고통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증오도, 약속도 모두 빛바래져간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놓아버릴 수 없기에..
먼 지난 날의..

.

1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한 모습으로-

조금 놀랄 때도 있었어.
처음으로 존재하지 않았던 미래를 그려보기도 하고.
저주와 죽음만이 존재하는 미래가 아닌, 내가 살아가는 미래.
지금이라면, 이대로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이라면.. 살아있어도 괜찮을 거라고-
그런.. 착각.


     살아있어도 괜찮아?
                                 ┘
아무리 칭찬받아도, 인정받아도..
내게는 거짓으로만 들릴 뿐이야.
너무나 당연하게도 그럴리 없으니까.

이렇게나 하찮은 자신을.. 그래서 이렇게나 죽여왔던 자신을..
누군가가 칭찬을 해준다니.. 그럴 리가 없잖아.
나를 믿지 못하고, 너를 믿지 못하기에.
이미 나에게는 진심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으니까..

어차피..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 적도 없었잖아.


     살아있어도 괜찮아?
                                 ┘
끊임없이 나를 죽이라는 충동만이 잔류해.
나를 좋아해준다는 보장도 없는 사람들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살아갈 자신이 없다.
그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싸워나갈 자신이 없다.
분명, 후회할거야. 먼훗날, 나의 시간을 돌이켜보면 후회만이 남을텐데.
그 후회할 시간을 살아갈 자신이 없다.
그 후회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

살아가는 방법을 누구도 가르쳐준 적이 없으니까.
내가 필요로 할 때는 언제나 날 버렸으면서.
그렇기에 혼자서 찾아냈을 뿐이잖아.
그 어떤 때라도.. 칼과 죽음은 날 버리지 않을테니.
그런데 왜 당신들은 화를 내는 걸까. 왜, 이제와서.

그립다. 너무나도 그리워서, 목이 메여온다.
모든 약을 삼켜낸 그 순간,
이제 곧 찾아올거라 생각했던 나의 죽음이, 나의 이별이.
그 따스함이 잊혀지지 않는다.

모든 걸 기대고, 그 속에서 나를 위해 같이 울어줄 수 있다면..
그것이 비록 눈물이 아닌, 핏방울일지라도.. 놓아버릴 수 없기에..
손을 파고드는 칼날의 차가운 고통에 눈물 흘리면서도
피로 얼룩진 칼날을 쥐고 놓지 않았던.. 먼 지난날의 기억.


     왜 나를 살렸어?
                             ┘
살아있길 바란 적도 없었는데.. 살려달라고 한 적도 없었는데..
왜.. 당신들은 또 다시 나의 꿈을 짓밟은 걸까..
그때 죽었더라면 훨씬 더 행복했을 거라는 생각에..
그게 조금은 슬퍼져-

죽어줘. 제발, 제발. 죽어줘.
나를 위해서, 내가 행복하게 살아있기 위해서 죽어주길 바래..
Posted by sey :

어차피.. 삶에 대한 미련도, 절실함도 없는 것이 아니었던가..
비록 살아있어도 이미 난 죽은 것과 다름없을테니..

그때 죽었더라면, 다시 눈을 뜨지 못했더라면
지금의, 그리고 앞으로의 현실을 마주하지 않아도 됐을텐데..
-살아있음을 후회한다.
다시 살아 움직이는 나를 저주한다.

고통에 무슨 의미가 있다는 것인지..
의미 없는 고통과 이유조차 상실해버린 증오만이 핏방울처럼 흘러내린다.
가면과 이면.. 우리는 더 이상, 서로의 행복을 위해서 서로를 죽이는 것이 아니니까..
이제는 그저, 모두 다 그만두고 싶을 뿐..
피로 얼룩진 손을, 칼을 바라보며 서로의 침묵 속에서 침전한다.

싸워나간다는 건, 지킬 것이 있는 사람들만의 사치일 뿐이기에
나에게는 싸워나갈 필요도, 이유도 없어.
싸울 수 없다면.. 그래서 이길 수 없다면.. 그리고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그저 소멸하면 그만일테니..
살아있는 건, 지금까지만으로도 충분하잖아..

나는 빛날 수 없지만,
너는 빛날 수 있기에..
Posted by sey :
...장난처럼 들리냐, 라고 분명 경고했을텐데.
그 경고를 무시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고 변명할 생각은 아니겠지.
그 뻔한 수작도 지긋지긋하다. 결국 너란 놈은 변명을 지껄이기 급급할테니까.
그래서 그 의미를 가르쳐준 것 뿐이야.
왜? 이것도 몰랐다고 지껄이지 그래?


-대체 언제까지, 살아있을 셈이야?
지난 1 년 간, 살만했나봐?
하하.. 진짜 웃음만 나온다.
그러니까 죽여버리고 싶은거야, 이 개새끼야.

누가, 살아도 좋다고 했냐?
대체 누가, 살아있어도 괜찮다고 했냐?
-없어. 아무도 없다고.
지금 이 순간에도 부정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잖아.
역겨운 네 변명을 들어주는 것도, 참아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

지금 거울에 비치는 네 꼴을 봐.
마음 같아서는 그딴 변명을 지껄이는 입부터 찢어발겨버리고 싶지만, 유감이네.
그럼 다음 번에 또 그어줄 수 없잖아?
그러니 특별히 용서해줄게.
그러니까, 최소한 대신할 곳을 제공해줘야 하는 게 서로 간의 예의잖아?


그래..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할 수 있어.
근데 넌.. 이미 한 번이 아니잖아?
왜, 지금이라면 용서받을 수 있을 줄 알았냐.
죄인 주제에 지금이라면 살아있어도 괜찮을거라고, 착각했냐.
그러니까 더 이상 용서해줄 수가 없는 거야.
그 같잖은 착각을, 그 역겨운 자만을 한 너를, 용서할 수 없는 거야.

살아있어도 괜찮다고?
그럼 증명을 해봐.
봐, 못하잖아? 과거에도 그리고 또 지금도. 그저 반복일 뿐이야.
착각하고, 자만하고 뒤늦게 후회하는 게 전부야.
그리고 후회라는 건,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때에서야 한다는 걸 모르는 바 아니잖아?
너한테는 가능성이라는 게 없어. 미래라는 게 없어.

그런데도 수 없이 착각하고 자만하는 널 지켜보는 나는 얼마나 짜증이 날지 생각이나 해봤냐?
아니, 못하겠지. 혼자서만 착각이라는 환상에 빠져 스스로를 위로하는 병신이니까.
아직도 현실을 보지 못하겠냐?
아니, 일부러 보지 않는 거겠지. 인정하고 싶지가 않을테니까.
너와 나.. 모두 쓰레기라는 걸.
그저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난 정신병자일 뿐이라는 걸.

어디 도망치고 싶다면 도망쳐 봐.
눈이 현실을 향하지 않는다면 눈을 뽑아서라도 보게 해줄테니까.
손이 현실을 향하지 않는다면 손을 잘라서라도 향하게 해줄테니까.
언제까지고 또 언제까지고 널 죽일테니.

억울해? 어쩔 수 없어.
그 누구도 아닌 네가 이미 선택한 길이야. 네가 만들어 낸 현실이야.
이제와서.. 그 모든 걸 없던 일로 할 수 있을 것 같냐.
단 한 번이라도, 단 한 번만이라도..
스스로를 좋아할 수 있었다면, 피 묻은 손을 잡아줄 수 있었다면..
이 지경까지 오진 않았을지도 모르지.
구원 따윈 없어. 만약 구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먼저 죽여버릴테니까.

칼이 비추는 건 핏자국 뿐이듯이
너와 내가 비추는 건.. 그저 살아있다는 저주일 뿐이니까.
서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그 무엇보다 오늘을 살고 있는 내가, 역겹다.
Posted by sey :


-즐거웠어?
복수를 멈추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이.
스스로를, 타인을 좋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자만이.
...봐, 그 결과가 이거야.

-말했었지.
타인보다 우월할 수 없다면, 내가 죽여버리겠다-고.
자만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가 있는 거라고, 경고했을텐데.
...이제는 '복수'라는, '살인'이라는 증오가 장난처럼 들리냐.

너.. 그럼, 다시 깨닫게 해줄게.
걱정마, 그때 죽지 않고 살아났다는 걸 미친 듯이 후회하게 될테니.


    ...다시 한 번, 살아있다는 사실을 저주하게 만들어 줄게.
                                                                                ┘
Posted by sey :


...다시 일 년, 만이지.
죽음이라는 공포와 마주하는 건.

칼을 잡을 때마다 생각한다.
정말로 이제는 팔을 못쓰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팔을 잠식하는 고통을.
...결국, 나도 나약한 인간일 뿐이니까.

상처를 낸다면 한동안 왼팔을 쓰진 못하겠지.
아니, 어쩌면 인대를 건드려서 다시는 쓰지 못하게 될지도 모르고.
기억하고 있잖아? 투두둑- 하면서 무언가가 끊어져가는 느낌을.
이미 한 번은 근접했던 정도라면 이번이라고 해서 못할 건 없으니까.

...무섭냐? 그렇다면 이대로 칼을 내려놓아도 아무도 비난하지 않아.
아니, 사람들은 네가 상처를 내려고 했었다는 사실조차 모를 걸.
하지만 잊은 건 아니겠지.
칼을 내려놓는다면, 넌 그저 쓰레기일 뿐이라는 걸.
피를 흘리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병신이라는 건, 너도 잘 알고 있잖아?
살아갈 자신도 없는 주제에 뭘 할 수 있다는 거냐.
그렇다면 남아있는 건.. 자신을 죽이는 것 밖엔 없잖아..

칼을 다시 고쳐 잡고 앞으로 몸을 덮쳐올 끔찍한 고통을 기다린다.
역시..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것 밖에는 없으니까.
그리고-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팔이 떨린다.
오른손으로 왼팔을 부여잡고 고통에 신음하며
벌어진 상처 사이로 피가 배어나오는 것이 시야에 붉게 스며온다.

그런데 왜 웃음이 터져나오는 걸까.
한 번도 소리내서 웃어본 적이 없는데, 왜 숨죽여 웃고있는 걸까.
거울에 비친, 나는 고통스럽지만, 기쁘다.
괴로움에 눈물이 터져나올 것만 같지만, 그래도 기쁘다.
...나는 이걸로 조금이나마 더 내 죽음을 앞당길 수 있으니까.
살아갈 자신이 없는, 가치 없는 내 삶을 조금이나마 더 빨리 끝낼 수 있으니까.
그러니.. 기뻐야만 해..
Posted by sey :


너 말이야.. 너무 지나쳤어.
자만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가 있는거야.

...내가 분명 경고했었지.
타인보다 우월할 수 없다면, 내 기대에 미칠 수 없다면
-죽여버리겠다고.

그래, 현실이 그렇게 이면을 다시 깨우길 요구해.
나만 즐겁게 살아갈 수 있으면 된다고? 지랄하고 있네.
살아갈 가치가 없다면, 결과를 내지 못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결과만 찾을 거잖아?
그럴 거면 차라리 더 그어서 보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라고 하지 그래?

...다 죽여버리고 싶을 뿐이니.
Posted by sey :

모순. 그래- 다들 그렇게 말했다.
가면과 이면이라는 이름의, 서로 대립하는 양가감정과
서로를 겨누는 살인 충동을.

가면 속에서 타인과 관계하며 타인을 튕겨내고
이면 속에서 타인과 어긋나며 상처를 알아봐주길 원한다.
가면 밖에서 지독한 괴리감을 느끼고
이면 밖에서 살아있다는 후회를 느낀다.

언제나 가식 속에서 타인을 마주한다.
상대방이 가식을 깨닫고 결국 배신감에 내가 미움받을 것을 알면서도.
그렇지 않으면 나는, 분명 부숴질테니까.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은, 날 보려하지 않을테니까.

타인과 마주하기 위해서 진심으로 마주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타인을 이해하지 않을 수 있다.
그저 눈에 비치는 풍경에 녹아있는 애정도, 증오도 없는 대상.
그건- 언제라도 죽일 수 있는 타인이 되어버리기에.

...나에게 타인이란, 그런 의미일 뿐이잖아.
이제와서 무슨 기대를 하고 있는 거냐.

용서 받을 수 없는 죄를 용서 받고 싶었다.
하지만 용서를 구할 자신이 없다.
그렇기에 스스로에게 벌을 내리고 죄값을 짊어지고 있다고 합리화하고 싶었다.

이제와서 대상을 잃어버린 속죄에 무슨 의미가 존재한다고..
진심으로 마주하지 않았기에, 언제라도 죽일 수 있는 타인이었을텐데.
어째서.. 나는 아직도 그 빛을 그리고 있는 걸까.

평생동안 날 용서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그러니까 언제라도 내게 죽어줬으면 해.
                                                           ┘

-

손에 쥐어진, 피가 흘러내리는 칼날을 바라볼 때마다 생각한다.
복수자로서, 계약자로서 그리고 죄인으로서
난 결국 살인이라는 힘에 의지할 수 밖에 없음을.

...무엇 하나 이뤄낼 수 없다.
살인이라는 힘에 기대지 않는다면 난 너무나 나약하기에, 너무나 하찮기에.
결과를 만들어낼 수 없다면, 살아있어도 괜찮다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난 존재할 수 있는 가치를 상실해버리니까.
인정 받아야만 한다. 언제나 남들보다 우월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있다는 사실 자체가 죄가 되어버리는 나이기에
살아있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또 내뱉을 자신이 없다.
살아있을 가치가 존재하기에 살아있고, 내 존재 자체가 죄가 되지 않기 위해서.

인정받을 수만 있다면, 그것이 결국 날 죽이는 것일지라도 상관없어.
얼마든지 그어줄테니까.
얼마든지 망가뜨려줄테니까.
인정받을 수 없다면, 남들보다 우월할 수 없다면 너 같은 쓰레기는 죽어버려.
차라리 그편이 덜 비참할테니.

나약하기에, 살아있기 위해서 살인에 의지하고 살인에 의지하기에 스스로를 죽여야만 한다.
죽여야만, 살아있을 수 있으니까.
그렇기에 자신을 죽여가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그런 자신을 증오할 수 밖에 없다.
죽여버리고 싶을만큼 한심하고 짜증이 나기에.
그런 자신이기에 증오하고 증오할 수록 죽이고 싶다.
증오하는 상대를 죽이고 싶어하는 건 당연하잖아?

그러니까-

...뒈지고 싶냐?
왜, 살인이라는 힘에 기대지 않아도 네 같잖은 능력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냐?
착각하지 마. 피에 의지해도 고작 이 따위인 병신 주제에.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해낼 수 있는 일들을 넌 널 죽여가면서까지 억지로 해내야하지.
얼마나 병신 같으면 그 따위냐?

아아.. 벌써 다 잊은 모양이네. 너 같은 머저리들은 머리가 나빠서 좋겠어.
하긴, 그러니까 지금도 그렇게 구차하게 살아있을 수 있는 건가?
...죽여버릴테니까.
타인보다 우월할 수 없다면 내가 죽여버릴테니까.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때마다 죽여버리겠어.
그 죄값을 두고두고 기억할 수 있도록
상처를 벌리고 또 벌려서 피가 멎는 날이 없게 해줄테니까.
상처를 낼 곳이 없다면 상처를 짓이겨서라도 다시 그어줄테니.
너만, 너만 죽일 수 있다면 돼.

어디, 그렇게라도 살고 싶다면 발버둥쳐봐.
그렇게 구차하게라도 살아가고 싶으면, 살아있어도 괜찮아.
난 그저 네가 살아있는 한, 온 힘을 다해 너를 죽일 뿐이니까.
아마 그럴 자신이 없다면, 죽는 편이 덜 고통스러울테지.
이미 한 번은 네가 그랬던 것처럼.

...웃기지? 살아있기 위해서는 자신을 죽여야만 한다는 게.
모순이라는 말 그대로의 의미대로.


    난 그저, 네가 살아있다는 걸 참을 수 없을 뿐이야.
                                                                       ┘

Posted by sey :

한 순간의 용기와,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용기.
나는 나약하니까-


-살아남은 걸 후회해.
이렇게까지 살아있다는 것을 후회해본 적이 있을까.
살아서 지금의 현실을 마주하고 싶지않았던 건데.
평생을 싸워나갈 용기가, 자신이 없다.

아아, 살아간다는 건 끝없는 투쟁이야.
매순간순간의 투쟁마다 고통을 참아내고 생을 지속해나가야만 해.
...하지만 무엇을 위해서?

죽음은 무의미하다.
그래, 죽음 뒤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아.
그러니까 모두 살아서 자신의 궤적을 그리고 싶어해.
강하기에, 그 고통을 감내할 수 있기에,
모두가 죽음이라는 허무보다 삶의 고통을 택한다.
...그렇지않으면 그저 텅, 비어있을 뿐이니까.

...자신이 없다.
...용기가 없다.
이런 내가 망설임 없이 할 수 있는 건..
가장 자신 있는 방법으로, 자신을 죽이는 것 밖에 없어..
수 년을 함께한 칼과 피냄새 가득한 손..

잘못된 방법일지라도, 이게 내가 세상과 싸워나가는 방식이라면..
그건 비난받아 마땅한 걸까..
타인을 탓하지 않아. 그저 나약한 자신을 증오할 뿐.
왜, 나는 이렇게나 나약한 지..
왜- 이렇게나 빛날 수 없는 건지..

자살할 그 용기로 삶을 살아가라-, 고?
당신처럼 강하지 않기에, 나약하기에 택하는 도주가 자살인거야.
고통 뿐인 일생을 지속해나갈 자신이 없기에.
살아간다는 건, 한 순간의 고통보다 더한 괴로움일 뿐이니까.

어느 쪽이 더 고통스러울 지는.. 너무 뻔하잖아.
더 이상 고통받지 않을 수만 있다면, 이런 현실을 지속해나가지 않을 수만 있다면
이만.. 끝내고 싶어.

이미 한 번은 해봤으니까..
...그렇지?

Posted by sey :

피가 아니면 소통할 수 없는 너와 나는.. 또 다시 무너져내린다.
그래, 그게 우리들의 한계니까.

+

혼자 남겨진 그날부터 이면의 그림자를 쫓았다.
그건, 무의미하게 소멸해버린 이면에 대한 속죄일지도 모르지..
네가 포기해버린 행복을 내가 가질 수가 없었으니까.
난 죄인이기에.

생의 실감이 없는 하루하루의 연속.
괴롭지도, 아프지도 않았다.
기대하지도 않았으니까 너무나도 당연하게 실망도 없었다.
하지만, 그거면 충분해. 나에게는 그게 전부였으니까.
그렇게.. 침전하는 날들 속에서 이면을, 너를 잊어갔다.
고통만 느낄 수 없다면, 나에게는 그게 행복인 걸까.

그 거짓 행복 속에서 처음으로, 미래를 고민했다.
조금씩, 변화를 요구하는 현실이 나쁘지 않았다.
나도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기에.
미래를 갖고 싶었어.

*

...기대를 했다.
원래부터 나에게 없었던 미래를, 빛을.
살아서 다시 고통받고 싶지 않았기에 죽고 싶었던 건데.

얼마나- 죽이고 싶었는지.
살아있다는 사실이 저주스러웠다.
왜 살아서 이런 현실을 마주해야 하는 걸까. 왜.
그대로 죽었으면 모두가 다 행복했을텐데..
대체 왜 살아있는 거야.....

-

삶을 조금 더 유예 받은 주제에 미래를 가지고 싶다고?
하하.. 그저 웃음만 나온다.
네가 뭔데? 무슨 자격이 있길래 그딴 말을 지껄이는 거야?
넌 이미 망가졌어. 실패작이야. 너 따위 쓰레기는 필요 없다고.

너 같은 게 왜 살아있어?
세상에 가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왜 너 따위가?

썩은 내가 나. 네가 숨쉬는 공기가 역겨워.
처음부터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너만 아니라면 누구라도 좋았을거야.

왜 살아났어?
그때 죽어버렸으면 좋잖아?
병신 주제에 그렇게도 살고 싶었냐?
뭐가 그렇게 살고 싶은데?
말해봐, 이 병신 새끼야. 근데 왜 살아있냐고!!

...네가 살았다고 해서 누구도 기뻐하지 않아.
오히려 죽어가는 널 보며 환희할테니까.
언제나 뒈질런지 고민하면서 말이야.

그러니까..
살아있는 동안 피로 속죄해.
죽을 때까지 살아있다는 죄를 갚아.

Posted by sey :

I say, I say and I say..

- but no one hears me

#-

이미 한 번은 죽었었던 나는, 아직도 존재한다. 아직도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외부로부터 어떤 자극도 받지 않고, 외부로 어떤 자극도 가하지 않은 채로.
그건 살아있는 것일까, 아니면 죽어있는 것일까.

살아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고통을 수반한다고 생각한다.
살아있기에 고통을 느끼는 것이며, 고통이 있기에 살아있다는 자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을 원했고 그 답을 죽음에서 찾았다.
그리고 죽으려고 했었다.

며칠이나 지나 중환자실에서 다시 깨어났을 때는 모든 것이 고통으로 가득했다.
살아있다는 사실이 후회스러울만큼.
그후, 반 년이 지난 지금.
나는- 이면을 잃어버림과 동시에 실감도 잃어버렸다.
살아있다는 실감이라던가 하는 그런 것들.
생의 실감을 얻기 위해 다시 한 번 피를 흘려도 보았지만, 잃어버린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소중한 것을 만들지 않았다.
잃어버렸을 때의 고통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타인을 거부했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가 괴로웠고 소중했었다.
하지만 그렇게나 괴로워했었던 타인과의 관계마저도 환멸이라는 이름의 가벼움으로 가득해.

아무리 상처내고 피를 흘려도, 이면과 대립하며 살아있음을 자각했던 나는
이면이 사라진 지금 더 이상 살아있음을 자각할 수 없다.
그렇게나 죽음을 원했었던 건,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살아있음을 실감했기 때문이니까.
관계의 어긋남을 원했었던 건, 그만큼 관계를 맺고 있다는 자각 때문이었으니까.

그래, 이제는- 모든 게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야.
나는- 이미 한 번은 나를, 당신을, 모두를 버렸는 걸.
서로의 행복을 위해 서로를 죽여가며 살았던 가면과 이면도,
등지고 있는 그 빛을 모아주고 싶었던 소중했던 누군가도, 모두.

그러니까 이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아.
너무나 괴로웠었지만, 그래서 더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보답받고 싶었던 그날들로.
'삶과 죽음의 줄다리기' 라고 불렸던 그날들은 어쩌면 '삶과 행복의 줄다리기' 가 아니었을까.
이면이 있었기에 행복을 꿈꿀 수 있었고, 살아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제서야, 그런 생각이 들어.
나는- 정말로 행복을, 구원을 꿈꾸지 않으니까.

...지금은 그저 죽어가는 나날들이면, 충분해.

-#

cause I can't hear..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