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ticipating tomorrow, one loses today..

또 다시 고통만이 남아,
Posted by sey :

상처 뿐인 기억은.. 아직도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데,
결국은 돌아설 수 없을 나였기에.. 또 이렇게 마주하게 돼.

지금이라면, 조금은 다른 과거를 선택할 수 있지않았을까- 하는 죄책감이 스며든다.
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테지만, 아주 조금은 더 기억 속에 머무를 수 있었기를..
그런 날들을 그려보며.. 결국은 다시 마주하게 될, 모순만을 기억해 내.

아직도 사라지지 못한 나는, 그래도 괜찮은 걸까.
처음부터- 지금이라는 건 나에게 존재하지 않았을 사치라는 걸.
...무엇을 기대하고, 희망할까.

내가 소멸함으로써 언젠가 내 희망이 되어줄 사람이 고통받지 않을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수 있기를 바랬다.
그러니,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을 자격이 없어.
아니, 잃어버린 게 아니라 내가 죽인 거니까.
이미 한 번 죽어버린 건, 아무리 발버둥쳐도 다시 살려낼 수 없음을..
그 절망감을 모를리가 없잖아..

무언가를 죽였다면, 그 가치의 무게를 짊어져야만 하니까.
눈부셨던 기억조차 남지 않기를, 그래서 나는 흔적조차 남지 않기를.
전하고 싶었던 말을 전하지 못하더라도.. 괜찮아.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렇게.

난 아직도..

Posted by sey :
알지 말아야 할 것을 알아버리게 된 건.. 언제부터였는지-
그걸.. 원하지 않았더라도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건 성장일까, 체념일까.

사실은, 이해하고 싶지않았다.
살아있을 수 있는 유예기간의 끝에서, 이번만큼은 이해받고 싶었다.
이번만큼은, 치유받고 싶었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인데, 어째서 내가 받아들여야만 하는 건지..
그리고 그런 생각이 쌓여가는 만큼 괴로움 또한 쌓여간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행복을 추구했던 것이 잘못된 건 결코 아닐테니까.
설령 결과가 잘못됐다고 하더라도, 그 행복을 추구했던 것은 본인의 의지일테니까.
최소한 행복을 바랬던 그 마음만큼은, 절대로 부정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그러니 이해해야만 한다고,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강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강제를 거부하는 자신이 있었다.
이번에도 또 다시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이해받지 못하고 소멸해갈 거냐고-..
그렇게나 소망했지만 죽음의 끝에서도 끝내 가지지 못했던 것을, 다시 포기할 거냐고..
잃어버린 것을 또 다시 잃어버릴 것이냐고..

필사적으로 강제해도, 또한 필사적으로 거부했다.
양가감정의 시작이자, 스스로의 모순으로 부정되어 소멸해가는 자신.
하아, 이건 마치.. 그때랑 다를 게 없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국 기억하게 됐다.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강제를 거부하는 자신을 죽여야만..한다는 걸.
원하지 않는 것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그런.. 강제력.
아아, 그걸.. 잊고있을 리가 없다. 그걸.. 가지고 있었으니까, 난..

이걸로 많은 것을 잃어버리게 될 거라는 건 안다.
죽음이라는 극단으로 밖에 상쇄시킬 수 없었던 두 개의 페르소나.
그걸 다시 깨운다는 것이..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는 지도 너무나 잘 알고있어.
그렇지만.. 나는, 그 힘이 너무나도 필요하니까..
혼자만의 힘으로는 도저히 강제할 수 없는 현실을, 바꾸고 싶어..
그래야만, 그래야만.. 나는 여기에 있을 수 있어..

그것이 결국 죽어버린 이면이라는 페르소나마저 각성시키는 것일지라도..
가면과 이면, 자기 모순이라는 저주의 굴레 속에서 또 다시 자신을 죽이게 되더라도..
괴로움으로 울부짖던, 눈물 대신 피를 흘려야만했던 그 시간을..
내가 흘린 피로 얼룩졌던 그 길을 다시 걷게 되는 것이라도..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것이 고통 뿐이라고 해도..

나는.. 이해받지 못하더라도 괜찮으니까, 다시 경멸받더라도 상관없으니까..
언젠가 그런 날이 온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여기에 있고싶다..
나는, 이미 한 번은 죽은 거니까.. 이걸로, 괜찮은 거겠지..?

그러니.. 다시 한 번, 나를 죽이자-..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