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이라는 말로 포장되는 후회..
어째서 쓰라릴걸 알면서도 추억하고 기억해내는걸까..

...저기, 만약 기억과 모습이 존재의 전부라면..
난 이미.. 둘 다 잃어버렸을지도 모르겠어..

꿈으로 부정할 수 밖에 없는 기억.. 나약한 껍질 밖의 가면..
언제나 같아, 똑같은 질문, 무의미한 대답의 반복..
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건 이미 알고 있을텐데..
왜.. 그 답을 찾아 헤메이는걸까.. 그만큼이나 지키지 못했으면서..
그렇게나.. 상처 주고 상처 받으면서..

현실의 끈을 놓아버리면 편할거야..
그렇다면 괴로움도, 쓸쓸함도 느낄 수 없겠지..?
언제나 잠이 들면서 생각해.. 오늘이 마지막이기를..
내일이면 다시는 눈을 뜨지 못해서 그대로 사라질 수 있기를..

왜 기다리는 것 밖에 할 수가 없는걸까..
그때처럼.. 어떻게든 죽고 싶어서 먼저 끈을 놓아버릴 수 있을텐데..
난.. 남겨진 사람들을 생각할 정도로 착한 인간이 아니니까..
그날, 나한테 조금만 더 용기가 있었다면.. 당신들한테도 상처주지 않을 수 있었겠지..?
아무도 날 기억하지 못하고..
당신들과 내가..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같은 노을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채..
그렇게 사라질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했던 자신의 나약함이 너무나도 초라해보여..

그 어떤 것도 잃고 싶지 않았는데도..
좀 더 웃고 싶어서, 좀 더 행복해지고 싶어서 모든걸 버려야 했던 그 짓눌림을,
그 절망감을.. 당신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
아니, 아니야.. 난 그 누구한테도 말한 적이 없으니까..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왜 버려야만 했었는지..
왜 스스로가 만들어낸 계약으로 자신을 가두려 하는지..
그게.. 진실이라 부르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이제는.. 그만둘래..
자신을 위해서 행복해지려는게 너무나 바보같아..
기대하면 할 수록 늘어가는건 상처 뿐..
처음부터 아무 것도 없었던거야..
행복해질 수 있을리가 없는데.. 언제까지 발버둥치긴 싫어..
너무나도 꼴불견이니까.. 그러니까 이제는 그만둘래..
어차피.. 언제나 결국엔 지쳐서 떠나가버리니까..
나도, 그리고 당신들도.. 모두 지친 것 같아..

행복이라던가.. 즐거움이라던가..
처음부터 몰랐었다면 절망 속에서도, 괴로움 속에서도..
빛을 바라진 않았을텐데.. 언제까지나 그대로 죽어갈 수 있었을거야..

저기, 우리가 작아서 세상이 너무나도 넓어보였을 때..
나는.. 너무나 행복했었던게 아닐까..
그래서 지금까지 그걸 고통으로 속죄하고 있는거라고 생각해..
앞으로도..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