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정말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

돌아갈 수 없기에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는건..
지킬 것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
아무런 의미도.. 이유조차 가질 수 없었던 나는..
아주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긴 한걸까..
그저 주저앉아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웅크려 있었을 뿐이잖아..

의미.. 있긴 했던걸까..
지금까지 걸어왔던 시간들.. 그 모든 것들이 거짓이라면..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살아가는 의미도, 존재의 이유도 없어..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은 채.. 수 없이 부정될 뿐..
그러니까 존재하지 않아.. 지킬 필요조차 없어..

넘어져서 하늘을 바라보니.. 파란 하늘이었다..
아, 이렇게 슬퍼도.. 괴로워도.. 하늘은 파랗구나..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화창한 여름 날..
아니,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푸르고 화창한 날..
나는..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는걸까..
마치 내가 존재하지 않은 세상인 것처럼만 느껴져..

작별이라는건.. 그 무엇보다 가볍고 쉬워..
한 순간에 거짓이 되어버리는 추억들, 그리고 빛 바랜 말..
하지만 역시 익숙해지지는 못할 것 같아..
그것이 당신들이 나에게 준 선물.. 약속의 무게..
알고 있어, 잃어버린 것은 다신 돌아오지 않아..

그런데.. 항상 여름 속에서 맡을 수 있었던..
그 '여름 내음' 은 어디로 가버린걸까..
어째서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거지..
그래, 그 여름 내음에서는 항상 그리움이 느껴졌었지..

난 그저.. '네가 없으면 안될 것 같아' 라는..
그 한 마디를 듣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쉽게 색이 바래버릴 말이 아닌.. 진심을 담은 말..
하지만 역시 무리였나봐.. 그렇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수 있기까지..
얼마만큼의 외로움과 괴로움을 참아내야 했는지 모르겠어..

그래, 어차피 거짓이 될 것들이라면..
다 죽어버려.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