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날부터 지금까지
나와 함께 수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같이 지내온 친구.

한때나마 일러스레이터를 지망했었던 나에게
도화지와 펜을 제공해주고 같이 꿈을 향해 나아갔었던 시간들과,
몇 안되지만 그래도 읽어주는 독자들을 생각하며 소설을 써내려가던 시간들,
어리숙한 프로그래밍 실력 때문에 수 없이 에러를 내가며 고쳐가던 시간들,
현실을 망각할 수 있도록 도망칠 곳을 마련해준 시간들,
인터넷 공간 안에서 내가 있을 곳을 함께 만들어가던 시간들,
창가로 비쳐오는 여름의 뜨거운 하늘빛 아래에서 음악을 들려주던 시간들,
나의 소중한 사람들과 언제나 만날 수 있게 해줬던 시간들,
모두 잊지 않을거야-

비록 지금은 이별이지만, 고마워. 나와 함께 해줘서.
내가 선택한 새로운 부품이 너를 대체하겠지만, 너와 함께한 시간들마저 대체할 순 없을거야.

오랜 시간이 흘러 이제는 성능이 떨어진다고 널 버리는 날 용서해주길.
그래도 그동안 애써줘서 고마워.

기계이지만, 나의 또 하나의 친구였던 너.
안녕.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