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장미가 만발했어..
그때처럼 덥고 푸른 하늘을 간직한 여름이라서 그런걸까..
변한 것 없는 여름.. 여전히 똑같아..
그런데도 말야, 장미 꽃잎이 흩날리는 그 길을 걸어본지 정말 오래된 것 같아..

'여름의 우울' 이라고 말했었지.. 응, 또 다시 그 여름이야..
여름 속에서, 그게 마지막이었다는걸 알았다면.. 나는 무슨 말을 했을까..
그 말이 전해질 수 있었다면.. 무엇이 변할 수 있었을까..
누구에게도 상처 주고 싶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면 변할거라고 생각했어..
시간이 많이 많이 흘러서 잊혀지고, 치유되고..
지금은 그저 잠깐일 뿐이라고..
하지만 이제는 알 것 같아, 난 아직도 그곳을 헤메고 있다는걸..
난.. 처음부터 틀렸었다는걸..

마지막이라는걸..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면..
언젠가는, 이라는 말로 다가오는 그 순간을 피하고 싶어서 애써 부정했던건지도 몰라..
잘못되었다는걸 알면서도 현재를 유지하고 싶어서 돌아서고 외면해..
변명하고, 도망쳐서 올 수 있었다면.. 그건, 거짓인걸까.. 아니면..

왜 또 착각하고 있었던거야..?
알고 있었으면서 언제나 반복할 뿐..
그래, 어서 무너져 줘.. 다시는 일어설 수 없도록, 다시는 착각할 수 없도록..
이제는.. 다시 그 여름이니까, 또 반복해줘야하잖아?
체념하고 있으니까, 이미 오래전에 끝나버렸으니까 상관 없잖아..

나는.. 아무리 바랬어도 누군가에게 정말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없었으니까..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