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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부러웠었어..
앞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난 언제나 주저앉은 채로 눈과 귀를 막고 웅크려있을 뿐인데..
난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는데..
그래서 누구보다도.. 뒤쫓고 싶었는걸..

눈부신 빛이 가득해서 도저히 다가갈 수가 없었던 사람들..
어느새 까마득히 멀어져서 잡을 수 조차 없어졌으니까..
난 아직도 이 자리에서.. 방황하고 있을 뿐..
홀로 남은 공간이.. 조금은, 슬퍼져..


내 기대는 언제나 말로만 끝이야..
또 다시 멋대로 기대하고, 멋대로 실망해버려..
그건.. 멀어져가는 사람들에 대한 기대였을까..
아니면 그들을 뒤쫓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실망이었을까..
나도 잘 모르겠어..

알아, 아무리 스스로에게 상처를 내더라도..
현실은 무엇하나 변하지 않겠지..
그 후에도 언제나처럼 웅크리고 있는 나, 그리고 멀어지는 빛..
하지만 무언가가 변하길 바랬던 건 아니야..
단지, 알아줬으면 했어.. 사라질 것만 같았던 기억들과 시간들에게..
노력하고 애썼다는걸..

그게 안되니까..
아무리 노력했어도 그런거 한 번도 일어나주지 않았으니까..
힘겹게 웃으려고 노력했어도.. 그 뒤엔 언제나 홀로 남겨졌으니까..
혹시나 예전의 내가 되살아나서 다시 바라게 될까봐..
어떻게 해서든 그걸.. 막고 싶었어..

무뎌져가고 있어, 점점..
이제는 기억으로부터 괴롭지만은 않아..
아니.. 괴로움이라는걸 잘 모르겠어..
살아가는 것 자체가 괴로움이라면.. 그건 내게 일상이니까..
괴로움이라고 말할 수 없는걸..

비눗물이 아닌, 핏방울로 가득한 세면대의 모습도..
살점이 벌어지는 고통을 호소하는 손목도..
모두 내겐.. 의문을 가질 필요도 없는 당연한 현실..

..저기, 이런걸 바랬던거야?
모든 것에 무뎌져버려서.. 더 이상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더 이상 고통받지 않아도 되는 자신을..

그럼, 얼마나 무뎌진건지.. 조금 시험해보지 않을래..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