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졌다고 생각했었던 흉터..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을지도 모르겠어..

깃들여진 원한도, 복수도.. 사무친 그리움도..
어느 것하나 받아들이지 못한 채..
소멸해가는 시간만이 초조하게 느껴져..

그래, 용서할 수 없겠지.. 나라도 그랬을테니까..
절대로 다가가서는 안될, 다가갈 수 조차 없었던 미래..
거짓으로나마 어긋나버린 지금 이대로가 편해..
순간일지라도, 다시 없을 그 예외가 기뻤어..

하지만.. 너도 알고 있겠지,
언제까지 이대로일 수는 없는거야..
아무리 아닌 척 해도..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지금 이곳이 아니니까..
그렇게 언젠가, 라는 말로 포장된 미래는 언제나 곧 현실이 되어버려..
그때가 되면 나는 다시 지금을 그리워하게될까..

미래를 말하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던 시간..
언제부터인가 미래를 고민하는 자신에게 깊은 환멸을 느꼈어..
지금이라고 해서 달라진 것은 아닌데..
익숙함과 그 익숙함을 배신하는 괴리감..
아직도 익숙해지질 못하겠어..

이상한 일이지..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는걸 알아..
어차피 가능성일 뿐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어..
그런데도 처음으로, 그리고 어쩌면 끝으로..
한 번 보고 싶었어..

아무도 잡아주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구원을 바라고 기대한 것이 아니니까..
미래를 그리며 찾아온 것이 아니니까..
꿈을 위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게 아니야..
그러니까, 이제는 상관이 없는거야..

어떤 모습이든, 어떤 실망이든..
이게 마지막이길 바라고 있으니까..

진심으로,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어-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