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복수, 복수.
복수를 한다고.. 언제나 그럴 듯하게 지껄이기만 할 뿐이지, 넌.
가면을 쓰고, 그 가면으로 평생동안 타인을 속이는 것이 네 복수의 전부냐?
그렇다면 단지 그것만을 위해 지금까지 잃어온 것들은 대체 무슨 의미인건데?
아니, 애초부터 그런 걸 '복수' 라고 말할 수나 있는 건지.
만약 네 복수가 겨우 그 따위 것 밖에 되지 않는 거였다면,
복수라고 말하는 그 입부터 찢어발겨줄게.

가면을 쓰는 게 복수라고? 하하.. 이 병신 새끼가 뒈지고 싶어서 환장했냐?
약 처먹고 깨어나서 한동안 편하게 지내더니 이젠 아예 살만한가봐?
복수하지 않는 너는, 피를 흘리지 않는 너는 살아갈 자격이 없어.
살아서 숨쉬고 있다는 것 자체가 죄인이니까.
하다못해 그 죄를 속죄할 수 있도록 기꺼이 스스로를 죽일 기회를 주고 있는데
그걸 거부한다면 너는 그저 악취나는 오물일 뿐이야.

네가 왜 나약한 줄 알아? 증오가 부족하기 때문이야.
기억해봐. 복수에 미쳐있던 과거의 너는 누구보다 강했어. 누구도 필요로 하지 않을만큼.
하지만 지금 네 모습은 어떤 것 같아?
이제와서 미안하다며 또 다시 타인의 따뜻함을, 손길을 구하려고 하지.
하지만 너무나 당연하게 돌아오는 건 침묵 뿐이야.
왜? 지금이라면 그때처럼 어긋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할 자격조차 없는 주제에.

소중한 것을 스스로 버려야 했던 그때를 다시 반복하고 싶냐?
나약한 것은 죄니까, 그 죄값을 받아들여야 했던 시간들로?
또 다시 타인이란 존재에 의지하고, 손을 내밀며 잡아달라고 빌거냐?
그러고 싶다면 한 번 그래봐. 누가 네 손 따위 잡아줄 것 같냐?
쓰레기 같은 개새끼 주제에. 부탁이니까, 그만 좀 뒈져주면 안될까?

그러니까 내가 살아가기 위해서 당신이 희생해.
그래, 점점 날 의지하게 만들어서 내가 아니면 안될 때까지. 철저하게 가면 놀이를 해줄게.
구토가 나올 만큼 역겨워도, 당장이라도 목졸라 죽여버리고 싶더라도
당신 앞에서의 내 가면은 웃고 있을테니까.
그렇게 서서히 당신의 팔과 다리를 잘라주겠어.
그리고 마지막에 내게 도움의 손을 내밀 때, 그 손마저도 잘라버릴테니까.
맞아, 당신이 내게 그랬던 것처럼 똑같이 해줄거야.
그때쯤이면 아무리 병신 같은 당신이라도 깨달을 수 있겠지.
당신이 살아온 궤적이라는 게, 얼마나 무가치하고 무의미한지.
길지는 않겠지만, 내 발밑에서 그때까지 살아왔다는 죄를 뉘우칠 시간은 있을테니.

아아, 내 수고가 덜도록 도중에 자살이라도 해주면 고마울텐데 그건 기대하지 않아.
자신이 얼마나 쓰레기인지 자각조차 못하고 있으니까.
그걸 알았다면 지금 이렇게 그런 개 같은 낯짝을 들이밀고 있지는 않을테니.
둔한 건지, 아니면 삶에 대한 미련이 넘쳐 흐르시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였다면, 숨쉬기조차 미안할텐데. 하하, 미안. 당신한테는 그런 죄의식조차 없겠다.
나와 마찬가지로,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죄인 당신 따위가 무슨 죄의식이 있겠어.

웃기지 않아?
내가 그토록 죽여버리고 싶어하는 나는, 당신을 닮았어.
나는 나를 혐오하니까, 당신을 증오하고 혐오하는 것도 당연하겠지.
언젠가 당신이 내게 말했었지. '이해할 수가 없다' 라고.
그래, 살아있어서 죄를 느끼고, 죄책감을 느끼는 나를 이해할 수 없겠지.

난 당신처럼 역겹게 사느니 차라리 스스로를 죽여버리고 싶었으니까.
그게 당신과 나의 차이야.
그리고.. 살아있다는 사실에 증오로 가득 찬 나를 보지 못하고
내 빌어먹을 가면만을 보는 당신의 우둔함이 또 그래.

그건 나의 죄일까. 아니면 당신의 죄일까.
그러니까.. 당신이 내 복수를 막을 수가 없는거야.
그러니까.. 할 수만 있다면, 내 영혼을 팔아서라도 당신에게 복수하겠어.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