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심장이 죄여온다..
짙게 가라앉는 한숨, 숨이 막히는 중압감..
결국은 또 이런 꼴이잖아..

미루고 또 미뤄오기만 했던 일들을 해야만하는 건,
역시나 불안하고 자신이 없다..
애써 외면했던 무의미함을 눈 앞에서 바라보게 될까봐
아직도 고개를 돌리지 못하는 나는.. 한심하다.

살아가는 것도, 죽는 것도..
무엇 하나 선택하지 못한 채 그렇게 주저앉아만 있잖아..
앞으로 나아가는 그 미소가 외롭다..
나는 언제까지나 이곳에서 죽어갈 뿐인데..
멀어져만가는, 깊어져만가는 그 괴리가 아려온다..

며칠을 방황하고 다시 깨어나 바라본 현실은..
너무나 많은 것이 달라져버렸다..
아니, 변질되어버린 건 나인걸까..

더 이상 어정쩡하게 있을 수 없게 됐어..
선택이 너무나 확연해졌으니까..
이제는.. 죽으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어졌어..
죽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버렸어..
죽으려고 발악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순도,
살아있으면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가라앉아만가는 모순도..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텐데..
더 이상은 그 사이에서 안주할 수 없는거야..

무엇 하나 선택할 수 없는 주제에..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는 주제에..
대체 뭘 할 수 있다는거냐..
대답할 수가 없어..

그렇게 다 놓아버린 현실 뒤에는 아무 것도 없어서,
그 공허함만이 나를 짓누른다..
아침에 눈을 뜨고 비치는 모습 하나하나가 괴로움이 되어 현실을 도려내..
그 사이로 무의미함만이 배어나와 바라볼 수가 없다..
무너져내리는 자신을 지탱할 수가 없어..

모든 것이 부정되어 간다..
기억도, 현재도 모두.. 희미해져만 가..
마지막이라는 말들로 애써 의미를 부여하며 받아들일 수 밖에 없어..
내일 하루도 이 괴로움 속에서 버텨내야 한다는 것이 두렵다..
제발.. 제발 좀.. 놓아줘..

아무리 억울함에 울부짖어도,
내 마침표는.. 이미 정해져있는 것 같아..

목이 메여온다..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