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왜 왔어?'
'그럼 죽으면 되겠네.'
'어차피 죽을 거면서 왜?'

경멸이 가득 섞인 그 한 마디, 한 마디.
미움 받고 있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는데..
마주보는 사이로 차갑게 내려 앉은 공기가 무겁다.
그래서, 머리가 지끈거려..

귓가로 들려오는 말들은 마치 바늘 같아서,
체념해버린 나를 향해 날카롭게 찔러온다.
하지만 상관 없어.
아프지도 않으니까, 그런 거..
그럴수록 더 망가져버리고 싶을 뿐이야..

기대는 어느 사이엔가 분노가 되어버리고,
곧 경멸로 나를 마주한다.
현실을 놓아버린 날 경멸하는 것인지,
아니면 치유할 생각조차 없는 날 경멸하는 것인지..
어쩌면 그저 내 존재 자체를 경멸하는걸까..

하지만 그게 어떤 것일지라도, 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건 잘 알고 있어..
나는 그저 경멸의 대상인 채로 만족하니까..
그리고 너는, 그 모습마저도 경멸하겠지..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