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멈춰서 있을 수 없다는 것도,
언제까지나 애써 고개 돌려 외면할 수 없다는 것도 알아.

그렇게 잃어왔어.
시간이 멈춰진 채로, 차마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어.
깨어진 과거만 바라보고 있어.
언제까지 그렇게 주저앉아있을거냐는 다그침에도
여전히 그대로일 뿐이야.

서로 대립하는 이면과 깊어져만가는 괴리.
이제는 서로 공존할 수 없을만큼 어긋나버린 두 모습에 지쳐가.
이루어지지 않을, 존재하지 않는 각자의 행복을 위해
나는 너를 죽이고, 너는 나를 죽인다.
결국 하나만을 선택해야한다면, 나는 무엇을 선택할까.

그래, 언제나 그런 식이었지.
지금 네 모습을 봐. 그 결과가 이거잖아.
제대로 살아가지도 못하고 그저 살아가는 흉내를 내고 있을 뿐이야.
앞으로 걸어나가는 그 뒷모습을 쫓아갈 수가 없었어. 잡을 수가 없었어.
그렇게 언젠가는 더 이상 같은 곳에 서있을 수가 없게 될거야.

이미 마음 속으로는 결정해버렸으면서,
끝나버린 고민을 지속해가는 나에게 웃음만 나온다.
왜 선택하길 주저해왔는지 알고 있는 주제에.


결국에는 잃어간 시간들이 헛되지 않도록 할거면서.
무엇이든, 무의미한.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