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마치 현실이 아닌 곳을 걷고 있는 듯 했다..
목이 메이는 비참함이란 알약을 삼키고 깨어나보니 더 이상 나를 지탱할 수 없었다..

아무리 눈을 떠도 보이지 않은 채 서서히 감겨오던 현실,
어디까지 걸어도 부유하고 있는 듯한 감각,
돌이켜도 생각나지 않는 기억,
한 없이 꿈을 꿔도 닿지 않던 비현실..

방 안에 침전하는 죽음과도 같은 어둠과 침묵을 마주본다..
깨어도 깨어도 날 감싸안던 칠흑의 밤과 안락과도 같은 안식..
그 사이로 조금씩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대로 나는.. 이곳에서 쉴 수 있는걸까..

하지만 결국.. 그 미궁의 끝에서 각성해버린 건 나였어..
삼켜낸 약이 부족했던 탓일까..
어째서 다시 이 괴로운 현실로 다시 되돌아 와버린 건지 모르겠어..
몸 안에 잔류하는 충동과 과다 복용의 여파..
그게 더 비참하고 잔혹하다..

날 따스하게 안아주던 그 어둠 속에서라면 미소지을 수 있었는데..
부둥켜 울며 편히 쉴 수 있었는데..

차갑게 식어버린 이불 위로 눈물이 한 방울 툭 떨어졌다..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