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sed reality'에 해당되는 글 188건

  1. 2006.10.20 부탁.
  2. 2006.10.14 겨울 앞에서.. 2
  3. 2006.10.08 If you were me-.. 2
  4. 2006.10.05 저녁해.. 2
  5. 2006.10.01 13. Death..
  6. 2006.09.23 잃어버릴 것.. 1
  7. 2006.09.14 추억, 그리고.. 2
  8. 2006.09.10 하늘, 그리고 기억.. 2
  9. 2006.08.02 이유.. 1
  10. 2006.07.23 다시 1 년, 그리고-.. 1
해가 저문다. 아무도 없다. 그러니까 혼자임을 자각할 수 없다.
아니, 자각할 필요조차 없다.
튕겨져 나오는걸 알면서도 의미없이 지껄이고, 굳이 애쓰지 않아도 돼.
쓰레기를 바라볼 사람은 없으니까, 이질적인 익숙함 속에서 본래의 모습을 억누를 필요도 없어.

아아, 그랬었지-.
살아갈 자격도, 가치도 없는 인간에게 상처주는 일은 즐겁다.
그건 너무나 즐거워서 언젠가는 내가 살아서 고통받는 이유가 되어주기도 했어.
일상은 습관이 되고, 습관엔 이유가 필요없다. 그냥 습관이니까.

칼날이 무뎌져서 쉽게 상처는 생기지 않는다. 힘을 더 줘서, 이대로 피부를 찢어낼까.
...이대로 그저 칼날만 피부를 스친 채 끝낸다.
한심하다. 언제부터 이렇게 상처 하나 내지 못하는 병신이 되어버린거냐.
칼날을 쥔다. 손에 밀려오는 힘을 버티질 못하고 팔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런데도 손엔 아무런 상처도 없다. 칼등에 눌린 자국만이 선명히 남아있다.

어째서일까. 왜 칼날만 바라보고 그만둔걸까.
이제껏 내가 바라본 거울 속 자신의 모습 중에서,
그나마 봐줄만한 것이 뺨에 길게 상처가 있는 얼굴이었는데.
다른 모습은 역겹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상처 없는 그런 모습을 몇 번이나 바라봐줄 정도로 난 비위가 강하진 않은데,
그 모습이 벌써 3 년 전 이야기라니.
만약 스스로가 웃는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면, 역겨워서 구토가 나올지도 몰라.
인간이 저렇게 역겨울 수도 있구나, 하는 비웃음과 함께.

문득 자신에게 화가 난다. 저주하고 싶어진다.
그 시간들처럼, 손에 가득 피를 머금고 자신을 저주할 수 있다면 즐거울거야.
스스로가 만들어내고 인정했던 이유.
그것조차 유지하고 있지 못한 지금의 너에겐, 아무런 존재 가치도 없어.
그것이 없는 너는, 누구도 바라봐주지 않아.

아무 목적도 없이 그렇게 네게 주어진 시간을 흘러보내면서 서서히 죽어갈거냐고-
그렇게 혼자서 영혼을 죽이고 다시 일어서지 못하게 짓밟으면서,
죽음을 향해 달려갈 뿐인거냐고-
넌 죽기 위해 태어냔 거냐고- 언젠가의 누군가가 말했다.
그래. 난 죽기 위해 태어났고, 언젠가 죽기 위해 오늘을 살아갈 뿐이야.
만약 그렇게 살아가지 못한다면, 내가 널 죽을 때까지 짓밟을거라고-.
그게 6 년 전-, 피로 맹세한 너와 나와의 계약이었어.

저기, 대체 무슨 자격으로 이곳에 서 있는거야?
언제쯤 죽어줄 생각이야? 여기 있어도 괜찮아?
어서 꺼져주는 편이 여러 사람을 위하는 것 같은데.
그것조차 할 수 없는 쓰레기라면, 예전처럼 입 닥치고 있어줘.


아아, 미안. 그런 것조차 제대로 할 수 없어서 쓰레기였지, 나.
Posted by sey :
겨울을 바라보고 있는 시간-..
마치 눈이 내릴 것만 착각에 휩싸이곤 한다..
특별히 겨울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겨울은 내가 살아온 계절이니까..
기다림이라 하기보다는 익숙함, 이라고 해야 하는건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너무 밝고 눈부셔서, 왠지 그 속으로 들어가고 싶지가 않았다..
내가 믿고 있었던 거짓된 진실을 지켜주지 않았던,
거짓된 웃음과 기대만이 존재하는 그곳으로, 그 세상 속으로 난 들어가도 괜찮은걸까..
너무나 다르기에, 그 속의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조차도 힘들었던 내게는..
그들과 함께 그 속에서 살아갈 자격같은건 없었으니까..

언제나 홀로 남겨진, 푸른색의 짙은 어둠만이 깔려있는 방 안이..
내가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으며 안식처였어..
방관 속에서 얻을 수 있었던 자유와
지켜야할 그 어떤 것도, 지켜야 할 이유도 존재하지 않았기에.. 싸울 필요도 없었어..

언젠가, 이렇게 말했었지..
'지금 이 시간이 끝나면, 다시는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겠다' 고-..
분명 지쳐버린거라고- 그런 생각이 든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것, 동화되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는 그 속에서..
절망을 위한 기대 앞에 착각하고 이렇게 다시.. 반복하고 있으니까..
무의미하게 튕겨져나오는걸 알면서도 다시 한 번 그 속으로 발걸음을 옮길만큼,
난 어리석지 않아..

아직도 그 자각할 수 없는 어둠이 편한걸까..
아무것도 자각할 수 없는 현실, 아무것도 자각할 필요가 없었던 그 시간들이..
이제는 오히려 더 그립게 느껴지고 있어..
하루하루 피를 흘리며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그 시간들을 그립다고 느끼는 자신에게..
이제는 어떤 기대를 하고, 착각을 하며, 저주의 말을 해줘야할까..

지금 이 순간마저도, 네 시간은 멈춰져있어..
과거와 현재의 괴리 속에 갇혀서.. 그저 그렇게..
Posted by sey :
언젠가,
네가 억누르고 있었던 그 모습이 다시 너를 잠식해갈 때..
살아갈 자격조차 가지지 못한 너라면.. 버텨낼 수 없을지도 몰라..

싸운다는건, 무언가 지킬 것이 있는 자들이나 하는 것일 뿐이니까..
이제까지의 너처럼.. 그저 도망치고, 껍질 속에 숨어버려..

원한과 자신에의 역겨움만을 가지고 살아온 너에게는..
나조차도 기대하지 않으니까..
Posted by se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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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 어느덧 다시 바라볼 수 있게된 그 하늘을, 언제까지 바라볼 수 있을까..
가을은 너무나도 빨리 지나가버려서, 이것이 마지막일거라고.. 그런 기분이 들었다..

바람결에 스쳐지나가는 낙엽은 봄의 벚꽃을 생각나게해서,
언젠가의 약속, 그리고 그 미련을 기억하게 해..
너무나도 쉽게 부셔져버려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생각에..
어느새인가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덮개를 닫아버려..
나의 피 묻은 손으로는 바라볼 수 있지만 닿을 수는 없는 것이기에..

더 이상 잊어버리지 않기로 약속한 자신의 모습과,
끊임없이 과거를 자각시켜주는 피비린내 나는 상처..
닦어도 지워지지 않는 그 피가, 그 시간이..
마치 저주처럼 침전되고 잃어버리지 않기위해 몸부림치고 있어..
시간이 멈춰지고, 과거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현재와 과거와의 괴리, 그 속에 갇혀 점점 가라앉고 있다는 느낌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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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이물질 투성이어서,
언제부터인가 세상은 이렇게 더러웠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그런 세상을 바라보는 나는 얼마나 더러운걸까 하는 의문엔 대답하지 못했어..

아마도.. 내 생각을 부정하지도, 반박하지도 않았던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었던거라고 생각해..
지금 내가 살아가는 현실은 거짓이 되고, 내가 믿고 있던 거짓이 진실이 되어주기를..

그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었을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기에,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어..

잊어버리지마,
언젠가 나와 약속했던 그날.. 그 회색빛 하늘, 네 손을 흘러내리던 붉은 빗방울..

네가 아직도 존재하는 이유를..
Posted by se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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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착각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 때..
네가 나에게 해준 한 마디..

내가 존재하고 살아온 죄에 대한 속죄..
착각하지마, 아직 끝난게 아니니까..

그 기억도, 죄도.. 사라지지 않아..
언젠가는 너의 가장 소중했던 기억을 꿈으로 부정할 수 밖에 없도록..

네가 살아가는 세계는 붕괴해버리고,
살아갈 자격이 없는 너는 죽어버려.
Posted by sey :
그 시간 이후로 3 년.. 어째서 같은 기분이 드는걸까..
또 다시 무언가를 잃어버릴 것만 같은 기분..
이번에는 무엇을 잃어버려야 현실은 만족해줄까..
내가 가질 수 있었던 작은 것조차.. 잃어버려야 했던 기억만으로도, 만족하지 못한 현실에..

하지만, 사실은 잃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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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꿈이었을까.. 마치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되돌아온 기분이 든다..
과거와의 만남, 그리고 도망.. 난 아직도 그 그늘 속에 있음을, 이제서야 다시 자각하는걸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그 시간 속,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자신과도..

반복을 끊을 수 있다고, 그렇게 착각했던 자신에게 화가 났었으니까..
아직도 기대를 저버리지 못하고, 바라보는 자신에게..
고통을 억제하지 못하고 다시 한 번, 손을 내밀었던 자신에게..

온 몸을 휘감는 고통, 심장을 죄여오는 그리움과 미래에의 절망..
잘 모르겠어.. 어째서, 이런 고통을 느끼는걸까..
잃어버릴 것만 같아서.. 또 다시 반복해버릴 것 같아서..
살아갈 가치도, 먼저 손을 내밀 가치 조차도 가지지 못한 자신에게 다시 한 번 실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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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각자의 길을 걸어가지만, 난 아직도 이렇게 어둠 속에서 주저앉아..
과거라는 밤하늘만 바라보고 있어..
무엇을 해야하는지 그 이유도, 대답도 알지 못한채.. 그저 휩쓸려 왔을 뿐..
다시 일어서기엔 너무 늦어버렸다고.. 그런 생각이 들어..
아니, 이제까지의 시간을 바꿀 수도 없는 자신이기에.. 처음부터 기대할 수 조차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날, 머리 위로 저녁해가 저물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계속 그곳에 있고 싶다고.. 그렇게 희미하게 생각했어..
Posted by sey :
잊혀졌던 시간들..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그날의 추억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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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진 시간을 다시 움직일 순 없지만, 멈춰진 반복이라면.. 다시 움직일 수 있어..
오랫동안 외면하고 있었던 그 과거의 반복을.. 지금이라면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까..
그날과 같은 푸른 하늘 아래의 길, 같은 계단, 같은 상처, 같은 피 라면..

아무리 시간이 지났어도.. 그 시간들의 익숙함을 속일 수는 없는걸까..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한채.. 떨어지는 빗방울 속에 스며들어가던,
회색빛 구름 가득한 그날의 기억처럼.. 피가 흘러내린다..

의미도 없이 길을 나서, 밤하늘을 바라보며 상처를 짓누르던 그 절망감도..
그 고통도, 시간도.. 끝난게 아니야..
내 손을 뒤덮던 피와.. 나를 억누르던 현실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언젠가는 상처가 흉터가 되어 치유되고, 고통은 과거의 기억이 될거라고..
.....그렇게 착각했어..?

아직도 무언가에 기대하는 내 모습에 역겨움을 느끼기도 해..
내가 싫어하고 역겁게 생각하는 유일한 존재에게,
그리고 그 존재를 자신으로서 소유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그렇게 잘못된 것일까..

수 없이 잃어버렸던 그 존재와, 희망에의 기대..
처음부터 바라볼 수 없었다면, 알지 못했을 그 기대와 실망..
이제는 걱정을 받는다던가 하는 식의 배려는.. 허락되지 않음을 알고 있으니까..
아무것도 지킬 것 없는 나에게.. 좀 더 상처를 주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해..
좀 더 고통받고, 괴로움에 몸부림 치도록..

선택받지 못하고 쓰레기가 되어버린 자신에게.. 무엇보다 어울리는 모습이니까..
살아있는한 자신을 짓밟겠다던 그 피의 계약을 잊지 않았다면..
네 손에 피로 새겨진 계약의 증표가 사라지지 않았다면..
언젠가 그 계약이 끝나는 날까지.. 피로 물든 고통 속에서 살아가도록 해..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그리고 살아갈 유일한 의미..





Posted by sey :
내가 어떤 시간을 보내고, 버텨왔어야 했는지.. 너는, 그 피와 함께 기억해줄까..
내가 그려오던 미래를 위해,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기 위해 나오고자 몸부림쳤던 그 세상으로부터..
현실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음을.. 지금에서야 조금씩 느끼고 있다..

존재하지도 않는 의미를 찾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의미를 찾을 수도.. 현실에서도 살아갈 수 없었다고.. 그런 생각이 들어..
하지만 이제는 의미를 찾는, 그런 무의미한 짓은 하지 않아..
그저 살아있음을 자각할 수 있는 이 시간들이 조금이라도 더 빨리 사라질 수 있길 바랄 뿐..
그것을 위해서라면.. 난 얼마든지 더 피를 흘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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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자각하게 하는 푸른빛 하늘과.. 노을.. 이제는 흉터가 되어버린 상처들..
지금 그 하늘 아래 서 있는건.. 나 혼자 뿐..
이제서야.. 꿈이라고 기억하고 있는 거짓된 과거들을 바라보고 있어..
그때도, 가을이었으니까..

언젠가 보았었던, 함께 걸어가던 낙엽길과 기억들..
그 길 위에서 가끔가다 올려다 볼 수 있었던 시리도록 눈부신 하늘..
어째서 다시 기억나버린걸까..
당신과 함께, 시간의 모래 속 깊숙히 묻어두었다고 생각했는데..


존재하지 않는 가능성에 괴로워하고, 기대하며..
처음으로 타인이 내 존재를 기억해주길.. 착각했어..
지킬 필요가 없어진 약속 앞에서.. 피의 고통으로 고통을 억제하고..
더 이상 피가 흘러나오지 않는 상처에 실망하며 바라보았던 하늘..
피로 얼룩진 붉은 손 위에 보이는 푸른 하늘은..
언젠가 당신이 말했던, 그 하늘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제는 쉽게 체념하는 법을 배웠으니까..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지 못하고 기대할 정도로 어리지는 않아..
기대하더라도 억제할 수 있어.. 피와, 그 기억들만 있다면..


피로 물든 가을 속에서 언제나 걸어갔었던 그 계단..
난.. 또 다시 그 길을, 그 계단을 걸어가고 있어..
같은 시간, 같은 하늘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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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y :

어째서.. 난 이런 고통을 겪어야만 하는걸까..
살아있음을 자각한다는 것이, 왜 온 몸을 죄여오는 고통이 되어버리는건지..

대답해줘.. 그 이유를..
Posted by sey :
'나는.. 내가 와야할 장소를 잘못 온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할 수 잇는 자격이라도 있었다면..
온 몸을 죄어오는 이 고통을.. 난 겪지 않을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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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룰 수 없음을 알고 있었던 약속.. 하지만 그때는, 당신이나.. 매일매일 도착하는 당신의 편지..
그리고 피와 고통으로 얼룩진 상처만이 내가 살아가는 현실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겨우 당신을 잃고나서야.. 깨어날 수 있었던 꿈..
결국 난, 아무것도 변할 수 없었다..

2 년 전, 그때와 같은 고통을 다시 겪으면서.. 여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적막감 속에서 울려퍼지는 빗소리라던가.. 눈부신 녹빛의 공허함..
그리고, 아직도 잊지 못한 당신과의 기억..
벌써 고통의 현실로 깨어나 맞는 3 번째의 여름이다..
그때처럼 난.. 여전히 손에 피를 묻히고.. 혼자 있을 때도, 수백의 사람들이 있는 이곳에 있을 때도..
혼자임을 느끼면서..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마치 무언가를 잊어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유를 알게된 지금에서도..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 시간이 오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그렇게 착각하고 있지는 않으니까..
그 허상의 미래에 기대어 도망칠 수도 없었다..
일시적으로나마 그 공백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일에 전념해보려고 했지만..
그것이 끝났을 때 밀려오는 고통은.. 나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럴 때마다.. 피로서 새겨진 고통으로 고통을 잊어보려 했다..

마치 과거인 듯한 현실.. 기억하고 있음에도, 어느새 현재는 과거가 되어버렸다..
오직 나만이.. 과거만을 바라보며, 과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면.. 현실보다 더 현실처럼 느껴지는, 마치 죽어있는 듯한 시간들이..
점점 하루를 잠식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도망칠 곳을 찾았던, 그날의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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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로 모든게 변해버린 현실.. 그런데도, 왜.. 기억 속 그 장소는 아직도 그대로인걸까..
잿빛 구름도.. 쓸쓸하게 비치던 노을도 다 그대로인데..
지금도 당신과 걸었었던 그 길엔.. 그때처럼 하늘은 붉은 노을로 물들고, 하루가 흘러가고..
그렇게 1 년이, 3 년이 흘러가버렸다..
당신과, 당신 뒤로 하늘을 붉게 물들이던 노을은.. 이제 존재하지 않으니까..
더이상 현실의 기억으로서 존재할 수 없는 추억들..
한 순간의 꿈, 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에게 있어서, 더이상 현실이 될 수는 없었다..

언제나 고통을 느낀다.. 비 오는 거리를 걸을 때도.. 책을 덮을 때도.. 창문 밖을 바라볼 때에도..
어째서.. 내가 이런 고통을 떠맡게 된걸까..
아무리 자신을 깎아내려도.. 아무리 쓰레기 취급을 해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는 느낌만 받았다..
그 시간들의 의미는, 고통으로 고통을 잊을 수 밖에 없었던 그 시간들의 의미는.. 대체 무엇일까..
대답은.. 한 번도 듣질 못했다.. 자신으로부터도, 세상으로부터도..
나에겐 마치.. 그 대답을 알 가치조차 없다는 것만 같았다..


아직도 이어져 있는 기억, 아득한 시간 속.. 난, 약속을 했다..


2006. 7. 23.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