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sed reality'에 해당되는 글 188건

  1. 2008.02.19 선택의 무게, 그리고 책임 6
  2. 2008.02.17 만약, 지금이라면
  3. 2008.02.16 그리움, 그건 아마도 괴로움일거야 4
  4. 2008.02.05 상처는 치유하는 것이 더 고통스러워- 5
  5. 2008.01.30 all is over.. 1
  6. 2008.01.26 I know.. 2
  7. 2008.01.23 track_2002. 5. 6. 7. 8. 1
  8. 2008.01.19 track_2006. 6. 12.
  9. 2008.01.07 I didn't know blood is warm.. 2
  10. 2008.01.05 far away..
선택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는건-,
그저 반갑지만은 않은 일이야..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걸,
원치 않은 결과와 직면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여야만 함을,
여기엔 그 어떤 도망도 허락되지 않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

그래서 자신이 없어진다..
아무리 고민하더라도 나오지 않는 답..
아니, 답은 이미 알고 있을거야..

'스스로가 만들어나가는 미래..'

하지만, 그 스스로조차 믿지 못하는 자신이라면..
아무리 애써봐도 보이질 않아..
지금의 내 선택이 옳은 일인지.. 나도 모르겠어..
어쩌면 계속 후회할지도 몰라..
만약 그렇다면, 난.. 그 후회를 감당할 수 있을까..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선택..
...웃기는 일이지, 내가 이런 것을 고민하고 있다니-

이미 오래전부터 수 없이 후회할 선택을 만들어온 내가,
돌이킬 수 없는 기억까지 만들어왔던 내가..
이제와서 무엇을 바라며 기대하고 있는걸까..

미래를 생각한다는건, 고민을 한다는건..
살아있을 때의 이야기잖아..
Posted by sey :

생각해보면-,
그렇게 스스로를 미워해도 6 년간 해오지 못했던 것들을..
어느새 단 반 년만에 해내버린 자신을 자각하게 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밤새 뒤적거리다가 보게 된 한 장의 사진..
아.. 그때의 나는.. 겨우 이 정도 상처 밖에 내지 못했었구나..
문득 너무나 부끄러워져서.. 너무나 후회가 되서..
가슴이 답답해져..

그 정도의 증오를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어째서 지금보다 더 스스로를 상처낼 수 없었던거야..?
그때였다면.. 할 수 있었을거잖아..
희미해져 색이 바래져버린 지금의 증오만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을..
그때였다면 지금보다 더 할 수 있었을거잖아..
아아, 역시 난.. 최악인 겁쟁이였구나..

내가 조금만 더 스스로를 증오할 수 있었다면..
지금처럼 경멸의 눈으로 날 쳐다보지 않았어도 됐을텐데..
타인으로부터 튕겨져 나오는 것도 느낄 수 없었을거야..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이 날 기억할 수도 없었을테지..

이루어지지 않은 미래가 너무나 분하고 부러워서..
또 다시 지금의 내가 한심해져..
자책하고, 후회하고, 울어봐도.. 무엇 하나 변하지 않아..

만약.. 어떤 계기가 생겨서,
다시 예전만큼 날 미워할 수 있게 된다면..
지금의 나라면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지금이라면 내가 바라던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까..?

미래와 죽음의 줄다리기..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없는걸..
그래서, 초조함을 느껴..

Posted by sey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젠 문득 1 년 전, 그 무렵이 생각났어..
...애써 잊고 있었는데-
이불을 반쯤 덮고 벽에 기댄 채, 한참동안 앉아서 잠을 잘 수가 없없어..

낯설고 피하고만 싶었던 시간.. 그리고 그리운 시간..
학교 앞엔 큰 벚꽃 나무가 있어서, 어느새 그 아래로 벚꽃이 흩날리고 있었어..
이상한 일이야, 어째서 다시 심장이 조여오는걸까..

언제나 그 벚꽃 나무를 지나갈 땐 혼자였던 것 같아..
응,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걸..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그 속에서 오직 나만이 홀로 걸어가고 있었으니까..

나무 냄새가 가득했던 교실, 커튼 살랑거리던 바람,
그리고 노을이 스며들었던 버스의 창문..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너무나 괴로워-
괴로워서 또 다시 심장을 조여와..

그리움은 언제나 괴로움만 가득해..
벚꽃 가득하던 길을 걸어갔던 추억도,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탔던 자전거도..
이젠 돌아갈 수 없는데.. 아직도 그때 그 내음이 잊혀지지가 않아..
그리고는 그리움이 목에 메여와..

이렇게 겨울이 가버리고 봄이 찾아오고 있음을 느껴..
하지만 난 말이야..
또 다시 찾아오는 그리움 가득한 봄이, 여름이..

사실은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Posted by sey :
여전히.. 오늘도 병원 신세를 졌어..
익숙한 반응.. 너무나 또렷하게 한숨을 뱉어내던 병실..

스며드는 고통, 그 사이로 새어나오는 피..
어느새 붉게 물든 거즈와 살을 죄여오는 반창고..
이렇게 또.. 치료를 하고 있어..

온통 염증으로 곪아버린 상처를 보며 내게 화난 듯이 말했지,
왜 자신에게 상처를 내냐-고..
그런 질문을 들으면 어떻게 대답해야할까..
난 항상 그걸 고민해..

죽고 싶기 때문에, 제일 자신 있는 자해로 수명을 단축시키고 싶다고-
그렇게 얘기를 해야할까..?
아니면 스스로가 너무 미워서 상처를 낸다고-
그렇게 대답을 해야할까..?
혹은 그저 습관일 뿐이라고-
그렇게 대답을 회피해야할까..?

나한테서 대답을 듣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들을 납득시켜줄 수 있는 이유를 바라고 있을 뿐이잖아..
내가 왜 침묵할 수 밖에 없는지..
단 한 번이라도 이해하려고 애써보긴 했을까..

하지만 사실은.. 날 이해해주길 바란 적은 없었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곪아버린 살을 뜯어내는 고통을 참아가며 생각했어..
상처는, 상처를 내는 것보다 치유하는 것이 더 고통스럽다고..

상처 내고.. 그 위에 상처 내고.. 상처를 꿰메고..
꿰멘 상처 위에 다시 상처를 내고.. 또 다시 그 상처를 치유해..

더 이상 고통조차 느끼지 못하는, 아물지 못한 손목을 베어내고..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뜯겨지는 염증과 피를 흘리며 살을 파고드는 실..
그리고 고통에 무너지는 나..

어째서 치유하는게 더 괴로운거야?
어째서 앞으로 나아가는게 더 힘겨운거야?

사실은, 치유하고 싶지 않아..
상처도, 나도, 내 기억도 모두..
더 이상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썩어간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그만해 줘..
Posted by sey :

그래, 희망 따윈 없는거야..
이 이상 어떤 의미가 더 필요할까..
눈물조차 나오지 않아,
모든 것이 끝나버렸어, 단지 그 뿐이야..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하고 가끔씩 생각하게 돼..
하지만 만약 시간을 돌릴 수 있다고 해도..
그때의 나라면 또 다시 같은 선택을 하겠지..

괜찮다고 생각했었어.. 이 정도면 괜찮다고,
이제는 조금씩 인정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렇게 생각했었어..
그때에는 미워할 수 밖에 없었던 일도..
이제는 조금씩이지만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착각했었어..
느리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변해가고 있다고.. 믿고 싶었어..

하지만 언제나 현실은 날 배신해버려..
이런 스스로가 너무 한심해서, 너무 하찮아서..
미워할 수 밖에 없어.. 상처낼 수 밖에 없어..
내가 가질 수 있는 감정은 고작해야 이것 뿐인걸..

이렇게 언제나 같은 말을 하고, 같은 현실을 바라봐..
나도 지쳤어.. 언제까지고 그 반복을 참아낼 수는 없는거야..
아무리 발악해도, 아무리 소리쳐도 그건 변하지 않아..
비참함으로 목이 메여서..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어..

그러니까.. 미안, 더 이상.. 기다려주지는 못할 것 같아..
이런 '나' 이지만.. 아주 작은 미련이 남아서, 그걸 붙잡고 있었어..
가끔씩.. '빛' 이 보여서, 그 '빛' 을 따라 나아갈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애써 자신과 싸워가며 미소지을 수 있었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두려움으로 몸이 떨리는 것을 느껴..
벌어진 상처.. 그 속으로 칼날을 가져갈 때마다 느껴지는, 무언가 투두둑 끊어지는 느낌..
이대로라면 정말.. 잃어버리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돼..

'나는.. 뼛속까지 겁쟁이였구나-..'
죽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언제나 그 직전에 멈춰버려..
언제나 난, 그 직전에 도망쳐버려..
조금만 더 파고 들어가면 정말로 죽을 수도 있을텐데..
설령 죽지는 못하더라도 왼손을 쓰지 못하게 할 수도 있을텐데..
스스로를 증오한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그 말에 두려움을 느껴..

전에는 몰랐었던, 무언가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불안함..
'난.. 정말 스스로를 죽일 수 있어..'
그렇다면.. 난, 조금씩 내가 원하던 복수로 다가가고 있는걸까..
스스로가 집어 든 칼날에, 그 칼날이 할퀴고 간 고통에..
주저앉은 채 신음할 뿐- 정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
수 없는 반복으로 몸에 각인된 고통.. 혈관 깊숙히까지 느껴지는 칼날..
그것을 기억하면서도 다시 칼을 집어드는 자신이 괴로워..

그래도 멈출 수는 없으니까..
죽지 못한다면.. 너무나 비참해..
스스로를 상처 입히지 않는다면.. 더 이상 내가 나로서 있을 수가 없어..
만약 내가 겁쟁이라서 스스로를 죽일 수가 없다면..
최소한 노력만큼은 하고 싶어.. 끝을 향해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

이미 말라버려 흘리지 못하는 눈물은 핏방울이 되어 떨어지고..
이미 사라져버려 짓지 못하는 웃음은 고통으로 가득찬 떨림으로 대신할게..
기쁨은 괴로움으로, 기대는 실망으로, 빛은 절망으로..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고통이 쌓여가..

언젠가.. 끝에 가서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바래,
'정말 하찮은 인생이었어..'


미안해.. 약속, 못 지킬 것 같아..

Posted by sey :
'다 알고 있어-' 라는 듯 지껄이는 것도 이젠 그만..

정말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내가 해줄 수 있는 한 마디가 어쩌면 위로가 될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착각했었어..

잘못됐던 건, 틀렸던 건 나..
결국 내가 해줄 수 있는건.. 그저 입 닥치고 있는 것 뿐..
Posted by sey :


track_2002. 5. 5.

내가 이렇게까지 힘들어하면서 얻은 것은 무엇일까..
내가 다른 사람들과 가족에게 피해를 끼치면서까지 얻으려고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나 때문에, 나라는 단 한 사람 때문에 대체 몇 명이나 힘들어하고 지쳐가는걸까..

모두들 지친 것 같다..
나 하나 때문에, 쓰레기 같은 나 하나 때문에..

2002.5. 5. 일.



track_2002. 5. 7.

기억과 모습, 그리고 추억들이 사람의 전부일까..
만일 내가 지금 여기서 죽는다고 하면..
나에 대한 기억과 모습, 추억들을 간직해 줄 단 한 사람이라도 있을까..
누군가가 없어지면 당장은 슬프지만, 인간이라는 존재는 그 빈자리에 적응해가니까..
그래서 결국엔 잊고 살아가게 될거야..

2002. 5. 7. 화.



track_2002. 5. 22.

가끔은 외롭다고 느낄 때가 많아.. 내 주위엔 그 누구도 없으니까..
누구에게 기대고 싶어도, 그럴 사람이 없어..
누구에게 의지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어..
내 주위엔 아무도 없으니까.. 언제나 나 혼자였으니까..

내가 이 글을 쓰는 목적은 뭘까..
누가 이 글을 보고 내가 힘들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걸까..
나란 놈은 그렇게 더러운 놈이었나..
내가 힘들다는 걸 알리려고 이 글을 쓴다고 해도..
알아줄 사람이 주위에서 단 한 명도 없다는건..
누구보다 내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일이잖아..

어쩌면 난 여태까지 너무 행복하게만 살아온건지도 모르겠어..
그렇게 행복했었기에.. 이제 고통만 느끼게 되는걸까..
이건.. 속죄를, 죄값을 갚고 있는거야..

내 자신은 이렇게 살아가는데도.. 왜.. 죽지 않는거야..
죽으려고 생각하는데도 왜 죽지 못하는거야.. 왜..
나 따위 놈은 죽어 마땅한 놈이잖아..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생각할텐데.. 왜 정작 내 자신은 죽지 못하는거야..

2002. 5. 22. 수.



track_2002. 7. 11.

다시 의미를 잃었다.. 하나 둘씩 나에게서 멀어져가는 사람들..
예전과 다를 바가 없어.. 무엇이 달라졌을까?
결국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자해를 했던 내 모습도, 나를 떠나가는 사람들도..
다시 모두 예전으로 돌아가버렸어..
하지만 괜찮아.. 그것이 내 현실이고, 내 모습이니까..

2002. 7. 11. 목.



track_2002. 8. 3.

내가.. 다른 사람을 상처 입혔다..
남들은 실수라고 하지만.. 아니야, 실수라는 말로 가려진 내 책임..
결국 나 때문인거야..

내 자신은 어떻게 되더라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언제나 말로는 피해주기 싫다고 말하면서도..
또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줘버리잖아..

2002. 8. 3. 토.
Posted by sey :

사용자 삽입 이미지
                                                                                          track_2006. 6. 12.

의미없는 기대, 멈추지 않는 현재의 시간..
지금 이 순간마저도 사라져버릴 것이라면,
이 순간은 대체 무엇을 바라보며 이유를 찾아야 하는걸까..

언제나 내가 버텨나갈 수 없도록 만들어가는 현실들 속에서 숨막힘을 느낀다..
적응조차 허락되지 않는 시간들, 혹은 다른 사람들만큼 내가 현실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겠지..

과거보다 더욱더 힘겨워지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니까,
과거만을 바라보고 그 과거 속에서 살아가려해..
만약 고통이 누적이라면, 그 끝은 대체 어디일까..

절망의 고독으로부터 화사한 잔혹감의 시간을 지나
고통의 침묵, 그리고 복수의 시작인 현재까지..
단 한 순간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나의 지나온 길들이..
내가 가질 수 있는 시간들의 전부라면,
앞으로 남은, 내가 없애야할 주어진 미래 또한 마찬가지겠지..

스스로가 원치 않았어도 시작되어버린 그 굴레니까..
그 마지막만큼은 내가 끝낼 수 있도록..
그것만큼은 가능했으면 해..
그것이 내가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일테니..
그리고 그 시간이 조금이나마 더 빨리 찾아올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

고통과 피로 얼룩진 나의 시간들은.. 복수를 위한 나만의 축복..
언젠가 찾아올 그 날을 위해..
난 오늘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는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어..

오직 고통과 핏방울만이.. 내가 살아올 수 있었던 진실이니까..

2006. 6. 12. 월.

Posted by sey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처음으로 피가 따뜻하다는걸 알았어..
아, 내 손에 흘러내리는 피는.. 처음부터 차가웠던게 아니었구나-..

순간이지만, 떨리는 손끝에 전해져왔던 따뜻한 온기와..
차갑게 굳어가던 마지막..


기억하고 있어, 왜 그렇게까지 스스로를 미워하냐는 말..
그럼 그때마다 난, 왜 내 자신을 좋아해야하냐고 대답했었지..

언젠가, 상처가 너무 벌어져서 소독약조차 바르지 못하고 날 바라보던 그 사람은..
피가 스며드는 거즈를 감아주는 동안 나에게 따뜻한 말들을 많이 해줬었는데..
어째서 난 그 말을 듣고도 전혀 기쁘지 않았었던걸까..
분명 듣고 싶었던 따뜻한 말이었는데도,
상처를 치료해줘서 고마웠는데도.. 전혀 기쁘지 않았어..

응, 분명.. 이제는 아닌걸거야..
더 이상 내 상처를 바라봐주길 바라고 위로를 듣고 싶은게 아닌거야..
날 치유해줄, 그리고 내 피 묻은 손을 잡아줄 누군가를 바라는 것도 아니야..
곧 식어버릴지라도, 내 손을 타고 흘러내리는 피는 따뜻하니까..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위로를 받았는걸..
그거면.. 충분해..

이제 스스로를 상처내는 것에 의미는 없어..
애써 변명하고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으니까..

피는 따뜻하고..
난.. 그저 죽고 싶은거야..

내가 가장 자신있는 방법으로..

Posted by sey :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항상, 부러웠었어..
앞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난 언제나 주저앉은 채로 눈과 귀를 막고 웅크려있을 뿐인데..
난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는데..
그래서 누구보다도.. 뒤쫓고 싶었는걸..

눈부신 빛이 가득해서 도저히 다가갈 수가 없었던 사람들..
어느새 까마득히 멀어져서 잡을 수 조차 없어졌으니까..
난 아직도 이 자리에서.. 방황하고 있을 뿐..
홀로 남은 공간이.. 조금은, 슬퍼져..


내 기대는 언제나 말로만 끝이야..
또 다시 멋대로 기대하고, 멋대로 실망해버려..
그건.. 멀어져가는 사람들에 대한 기대였을까..
아니면 그들을 뒤쫓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실망이었을까..
나도 잘 모르겠어..

알아, 아무리 스스로에게 상처를 내더라도..
현실은 무엇하나 변하지 않겠지..
그 후에도 언제나처럼 웅크리고 있는 나, 그리고 멀어지는 빛..
하지만 무언가가 변하길 바랬던 건 아니야..
단지, 알아줬으면 했어.. 사라질 것만 같았던 기억들과 시간들에게..
노력하고 애썼다는걸..

그게 안되니까..
아무리 노력했어도 그런거 한 번도 일어나주지 않았으니까..
힘겹게 웃으려고 노력했어도.. 그 뒤엔 언제나 홀로 남겨졌으니까..
혹시나 예전의 내가 되살아나서 다시 바라게 될까봐..
어떻게 해서든 그걸.. 막고 싶었어..

무뎌져가고 있어, 점점..
이제는 기억으로부터 괴롭지만은 않아..
아니.. 괴로움이라는걸 잘 모르겠어..
살아가는 것 자체가 괴로움이라면.. 그건 내게 일상이니까..
괴로움이라고 말할 수 없는걸..

비눗물이 아닌, 핏방울로 가득한 세면대의 모습도..
살점이 벌어지는 고통을 호소하는 손목도..
모두 내겐.. 의문을 가질 필요도 없는 당연한 현실..

..저기, 이런걸 바랬던거야?
모든 것에 무뎌져버려서.. 더 이상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더 이상 고통받지 않아도 되는 자신을..

그럼, 얼마나 무뎌진건지.. 조금 시험해보지 않을래..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