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기억될, 4 월의 마지막 하루.. 그 시간이 끝나가고 있다..
일 년의 반이라고 말했던 6 월을 향해가는 이 시간 속에서,난 대체 어떤 길을 걷고 있을까..
허락된 잠시간의 여유 속에서,
그 시간만을 바라보며 버텨나가는 시간들을 언제까지 유지해나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어느새인가, 과거 속에서 그려진 미래 위에서 현재라는 시간을 살아간다..
언젠가 그려보았던 미래, 그리고 아무런 변화 없이 그 그려진 미래를 살아가고 있는 자신..
이것은 축복일까, 아니면 저주일까..
미래의 고정과 변하지 않는 현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이것마저도 변하지 않는다는걸까.. 순간적으로, 조소가 새어나온다..

과거와 현실을 이어주는 증표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그저 내 자신이 과거에의 증명이며, 그 시간동안 역겹게 살아남은 시간의 산화물이니까..
난 변할 수 없어.. 시간이 멈춰져 있는 한..
결국 죽을 때까지 변하지 못한채 죽어가는 것이 나에게 내려진 축복이다..

.

나와는 다르게 선택받은, 미래가 있는 존재들을 시기한다거나 증오하진 않아..
나에게 허락된 것이 이것 뿐임을, 다른 누구를 탓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가지지 못했었더라면, 차라리 몰랐을 미련들을..
가지고 있던 것을 모두 잃어버린 과거와 지금의 나에겐.. 아무런 의미조차 주지 못하니까..
그렇지만.. 시간과 증오의 피 속에 잃어버린, 다시는 되찾을 수 없는 것이기에..
더욱더 미련이 남는 것인지도 모르지..

그 길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그 시간은.. 누구의 잘못일까..
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든, 과거의 현실을 기억나는 나에게..
난 누구를 증오하고 복수하기 위해 살아남아 살아가는 시간들을 소비해야 하는걸까..

...대답은 이미 나와있어,
그것은 나 자신..
난 자신의 복수자이자 생명의 낙오자임을, 그 각인된 증표가 증명해 주고 있다..

그래, 난 내 자신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살아가고 있어..
그것만이 지금 내가 살아있는 이유..
Posted by s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