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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스스로에 대한 깊은 실망..
그리고 너무나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그 시간들..
그래, 난 어쩔 수 없는 쓰레기일 뿐.
결국 착각, 일까..
나 역시 변할 수 있다는 그런 희망감..
처음부터 기대하지도 않은 희망 따윈..
나에겐 허락되지 않은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어차피 기대는 실망을 위한 전주곡이잖아.
스스로를 저주하며,
단 하루라도 피가 흘러내리지 않은 날이 없었던 시간들..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기대했던,
두려움 없이 내 피 묻은 손을 잡아줄 존재..
그 따위 것을, 이제는 더 이상 기대하지 않아..
남겨진 시간, 방황의 시간, 기대의 시간 그리고 실망의 시간..
난 무엇을 기대했고, 무엇에 실망하는 것일까..
스스로의 무능력을 탓하는 것이라면,
살아갈 가치조차 없어. 그게 너를 위한 유일한 길이니까..
언제까지나 도망치며, 다른 사람에게 잘못을 돌릴 뿐..
인간은 죽기 위해 살아가는 존재라고 말하던 너는,
언제까지 죽어갈 셈이냐..
...결국 난, 당신만큼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 누구보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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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피가 마르지 않은, 살을 파고들던 칼날..
아직도 그것을 손에서 버리질 못하고 있는 단 하나의 이유,
그것만이 그 시간들을 증명해주는 유일한 것이기에
난 앞으로도 자신을 상처입힐 것이다.
이미 그것에서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자신에까지 도달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