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sed reality
저녁해..
sey
2006. 10. 5. 12:40

가을 하늘.. 어느덧 다시 바라볼 수 있게된 그 하늘을, 언제까지 바라볼 수 있을까..
가을은 너무나도 빨리 지나가버려서, 이것이 마지막일거라고.. 그런 기분이 들었다..
바람결에 스쳐지나가는 낙엽은 봄의 벚꽃을 생각나게해서,
언젠가의 약속, 그리고 그 미련을 기억하게 해..
너무나도 쉽게 부셔져버려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생각에..
어느새인가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덮개를 닫아버려..
나의 피 묻은 손으로는 바라볼 수 있지만 닿을 수는 없는 것이기에..
더 이상 잊어버리지 않기로 약속한 자신의 모습과,
끊임없이 과거를 자각시켜주는 피비린내 나는 상처..
닦어도 지워지지 않는 그 피가, 그 시간이..
마치 저주처럼 침전되고 잃어버리지 않기위해 몸부림치고 있어..
시간이 멈춰지고, 과거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현재와 과거와의 괴리, 그 속에 갇혀 점점 가라앉고 있다는 느낌만이 가득하다..
.
내가 가진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이물질 투성이어서,
언제부터인가 세상은 이렇게 더러웠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그런 세상을 바라보는 나는 얼마나 더러운걸까 하는 의문엔 대답하지 못했어..
아마도.. 내 생각을 부정하지도, 반박하지도 않았던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었던거라고 생각해..
지금 내가 살아가는 현실은 거짓이 되고, 내가 믿고 있던 거짓이 진실이 되어주기를..
그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었을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기에,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어..
잊어버리지마,
언젠가 나와 약속했던 그날.. 그 회색빛 하늘, 네 손을 흘러내리던 붉은 빗방울..
네가 아직도 존재하는 이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