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sed reality

도망..

sey 2006. 5. 15. 23:30

더이상 자신을 위해 도망치진 않아..
도망치는 것은 자신을 위해.. 자신을 지키기 위한 수단..
나에게는.. 그 반대의 것, 복수가 필요하니까..
더욱더 고통스러워하고 절망해서, 서서히 죽어가길 바래..
그것이 지금껏 내가 버텨온 이유, 살아있는 필요한 목적..

.

지금 생각해보면.. 역시 그때는, 자신을 위한 몸부림.. 이었다고 생각해..
좀 더 편해지고 싶었고, 좀 더 나은 미래 속에서 살아가고 싶었기에..
'도망' 이라는 길을 택했어..

스스로의 몸에 상처를 입혀가면서도 미련이 남아있었고,
아주 작은 기대일지라도 갖고 있었으니까..
그것들을 알 수 있는 지금은, 그 시간들이 얼마나 무의미한 시간들이었는지 깨닫게 돼..
자기 방어를 위한, 타인을 향한 실망이나 증오도..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니까..
역시, 그때는 너무 어렸던걸까..

사람을 이루는 것이 기억과 모습이라면..
그 둘 다를 잃어버린 나에게 남아있는 것은 무엇일까..
작년, 그리고 제작년 이 시간의 기억조차 남아있지 않아..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버려진 3 년의 시간..
무엇으로도 보답받을 수 없는 그 시간은.. 어디를 가야 찾을 수 있는거지..?

지금은, 내가 정말 이곳에 있어도 괜찮은걸까.. 하는 의문이 들어..
...자격 미달이겠지, 자신의 길을 찾지도 못한채로 선택받지 못한 인간은..
언제나 보이는건 자신의 길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속에서 그들의 뒷모습만을 바라보는 자신..

그 바꿀 수 없는, 반복들..

.

과거에 내가 어떤 길을 선택했더라도, 그 결과는 같다는걸.. 이제서야 알게 됐어..
나는 쓰레기이며 낙오자니까.. 과정만 다를 뿐,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결과는 어차피 같아..
낙오자는 낙오자일 뿐.. 다른 무엇이 될 수는 없어..

지금보다 조금 더 먼 미래에도, 언제나 과거를 역겨워하고..
그것이 얼마나 가치 없는 일임을 깨닫게 될까..
언젠가는.. 과거의 자신에게 스스로를 죽일 수 있는 용기가 없었던,
그런 자신의 나약함으로부터.. 용서받을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그것이 나의 복수의 끝맺음이니까..

이곳이 내가 살아가는 세계, 내가 살아가는 현실..
나의 복수의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