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무슨 이유였을까, 인정받고 싶었어-..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꿈 속의 누군가에게..
노래를 불렀어, 슬픈 노래..
멜로디가 귓가를 흘러가고 주위는 온통 검은색으로 가득해..
가느다란 빛 사이로 자꾸만 흐릿해져가는 시야..
눈에 가득찬 무엇 때문에 왜곡되어 보이지 않는 현실..
갑자기 그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와 내 얼굴을 닦아줬어..
놀라고 슬픈 가득한 표정으로-..
가까스로 보이는 오른쪽 눈으로 내 얼굴을 닦아준 그 사람의 손을 봤어..
피로 물든 손.. 아무도 잡아주지 않았었던, 내 피 묻은 손과 같아..
아, 그렇구나..
눈물 때문에 눈 앞이 보이지 않는줄 알았었는데..
지금 난 피를 흘리고 있는거구나..
눈에서 흘러내린 피가 어느새 옷까지 붉게 물들이고
얼굴은 말라 비틀어진 피와 피 비린내로 가득해..
날 걱정스레 쳐다보는 그 사람에게..
웃어주었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어..
아무렇지도 않다고.. 괜찮다고..
어쩌면 기뻤던건지도 몰라..
그때처럼, 난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음에..
들리지가 않아.. 기억나지가 않아..
분명.. 그 사람이 나에게 무언가 해줬던 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
마치.. 세상의 소리가 다 사라진 것만 같아..
이제서야 조금씩 다시 주위가 보이기 시작했어..
피로 얼룩진 옷, 손, 그리고 얼굴..
밖은 비가 오고 있구나.. 비가 오는 날 특유의 냄새로 가득해..
누군가 하나 둘 씩 지나간다.. 그리고 비 속으로 사라져가-..
어느새.. 내 피 묻은 얼굴을 닦아준 그 사람도 사라졌어..
그리고 난.. 다시 혼자..
핏방울이 떨어진다.. 툭- 툭- 툭-..